찔레꽃
류종호
이 땅의 외지고 외진
산비탈 돌 틈을 비집고
하얀 소복차림으로
눈 익어 오는 것들
벌 나비 짝해 데불고
다디단 입맞춤으로 젖으며
보잘 것 없는 사랑의 시대
맑게 깨우치는 것들
세상엔 아직도
한 무리의 사랑이 저렇게 펄펄 살아서
짬도 없이 허리 굽힌 하루를
선들바람으로 토닥이는구나
사람아,
사랑은 이렇게 가난한 자의 땅에도
한 점 부끄러움 없이 오나니
내 사랑을 익히지 않고
저렇게 펄펄 살아보지 않고는
떠나지 못하겠구나, 죽지 못하겠구나
'雜記 > Pen 혹은 文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류종호 시인 (0) | 2011.06.06 |
---|---|
만년필 글씨 (0) | 2011.06.06 |
커피타임 (0) | 2011.06.01 |
筆痕 (0) | 2011.05.30 |
montblanc 144 &145 (0) | 2011.05.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