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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깨 파종

펜과잉크 2005. 5. 9. 03:09
달력의 빨강색 날이 시골에선 일하는 날입니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같은 건 간단한 격식으로 족합니다. 일이 급하기 때문이지요. 어버이 날을 맞이하여 식구들이 밭에 나가 깨를 심었습니다. 낮술을 마시고도 취기가 없는 산중은 그야말로 폐부가 뻥 뚫리는 느낌입니다. 어디선가 소쩍새가 울었습니다. 산뽕나무 근처 연못엔 개구리와 올챙이 가족이 사는 작은 연못이 있습니다. 낮에 무언가 다녀갔는지 물이 흐립니다. 어디론가 바삐 마실 떠나는 뱀도 만났습니다. '오랜만이다!' 인사를 해도 못 들은 척 가던 길을 갑니다. 저 뱀은 꽃뱀(花蛇)이라고 부릅니다. 독이 없는 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고된 오전 일을 마치고 오겹살구이로 허기를 때웁니다. 보통 숯불구이와는 다릅니다. 숯불에 고기를 굽다가 기름이 떨어져 불꽃이 일면 생쑥을 넣어 쑥향기를 곁들여 먹는 요리입니다. 정말 맛있습니다. 시골엔 우리가 상상하지 못하는 풍경들이 많습니다. 닭이 병아리를 품고 있는 장면입니다. 연출이 아닙니다. 실체 사진입니다. 계란에서 병아리가 나오기까지는 대략 20일이 걸립니다. 저 병아리들은 알에서 나온지 5일째 되는 것들입니다. 오랜만에 *진도개와 시간을 보냈습니다. 마당에 묶어 놓아 길러 잔디의 일부가 훼손되었습니다. 집을 잘 미키고 주인을 받드는 개가 으뜸입니다. 바위가 아닙니다. 옆으로 누운 집채만한 나무에 싹이 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