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복도에서나 길에서 인사를 하면 겸손한 자세로 인사를 받아주는 분이 계십니다. 그런 분은 쫓아가서라도 인사를 드리고 싶은 심정입니다. 어느 과장님은 자세가 반듯하여 마음 깊이 존경심이 우러나옵니다. 뵐 때마다 인사를 드리게 됩니다. 인사를 드리고 나서도 기분이 좋습니다.
반면 어떤 사람은 인사를 건성으로 받습니다. 받는 둥 마는 둥 합니다. 매우 권위적으로 받을 때도 있습니다. 손가락만 갖다대도 목뼈 하나쯤 '퉁' 튕겨나갈 듯한 폼으로 말입니다. 한마디로 똥폼이지요. 그런 사람에겐 인사를 하면서도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슷한 유형의 상황이 몇 번 반복되면 더 인사하기가 싫어집니다. 인사치레 자세를 취하면서도 지극히 형식적인 예만 갖추지요. 속으로 건방지다는 생각을 하면서요. '건방지군!' 하며 곱씹게 됩니다.
어떤 놈은 나이가 몇 살 어린데도 항상 먼저 인사를 받으려고 합니다. 똑같은 잎싹 계급이어도 몇 개월 먼저 달았다는 속내이겠지요. 평소 태도를 보면 슬리퍼를 신거나 양치질 상태로 남의 사무실을 기웃대는 에티켓 빵점의 장본인입니다. 양치질을 하면서 복도를 걸어가는 모습을 상상해보십시오. 거부감이 일지 않습니까? 군대에서는 곧바로 지적과 지탄의 대상이 됩니다.
군대까지 들먹여 죄송하지만 인사는 상대성이 아닌가 여겨집니다. 내 뜻을 반듯한 자세로 받아주는 분에겐 고마운 마음이 일기 마련입니다. 서로 깎듯이 예의를 갖추는 분위기였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