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말을 하다가 사람 얼굴 갖고 '신성일 닮았네' '현빈을 닮았네'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과거 김자옥 씨가 잘 나갈 땐 김자옥 닮았네 어쩌네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대체 그들을 닮아 뭘 어쩌자는 건지 이해를 못하겠다.
TV같은 데에서도 무슨 프로를 진행하다가 '최민식 씨 닮았네요' '설경구의 눈빛을 닮았습니다'라고 말하는 걸 종종 듣는다. 그럼 그 말을 들은 사람들 표정은 금새 돼지 가슴처럼 벌어지더라. 함지박처럼...
"전원일기 김 회장님이 읍내에 갈 때마다 들리는 약국의 약사, 그 사람 인상이랑 아주 비슷하네요. 호호..."
고도의 추리와 이해력을 요하는 말도 없지 않다.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은 그걸 마치 대단한 칭찬쯤으로 알고 있다. 연예인 닮아 연예인되자는 걸까? 연예인 닮으면 인생이 행복해지는지 묻고 싶다.
휴일의 TV는 연신 녹화물만 틀어주고 있다. 오락 프로도 마찬가지다. 볼만한 프로가 드물다. 대체 저 놈들이 왜 TV에 나와 억지웃음 만들어내며 저 지랄 떠는지 모르겠다. 짜증난다.
박상민인지 하는 건 젊은 게 촉새 수염을 길러갖고 똥 묻은 원숭이 데리고 나와 주접을 떨지 않나... 어떤 TV에선 매주 고정 출연진을 섭외하여 주먹으로 기왓장 격파라든가 줄타기, 재주넘기, 물속에서 숨 안쉬고 오래 견디기 같은 무모하기 짝이 없는 프로그램을 방영한다. 연예인이 무술 고수들인가? 그걸 보면서 안방에선 히히 호호 웃느라 배꼽을 쥔다. 연예인들이나 시청자들이나 똑같다.
연예인 닮은 사람들은 연예인들만큼 상대를 바꿔가면서 살 것인가? 스와핑하듯... 한심하기 짝이 없다. 아무나 보고 연예인 닮았다는 사람은 푼수나 다름없다. 혼자 실컷 나훈아, 백일섭, 오지명, 장동민, 이덕화, 최수종 닮아라.
연예인을 거명하며 눈빛이 닮았네, 턱이 닮았네 하는 사람을 보면 왜 그렇게 천치처럼 보이는지...
조금 전, 밖에서 어떤 여자가 박경림이란 코미디언을 '얼짱'이라 말하면서 '남들이 그러는데 제가 박경림이랑 비슷하데요. 호호호...' 하며 웃길래 기억했다가 이 글을 쓰게 되었다. 푼수 아줌마, 정신 차리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