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단상 겨울 단상 류종호 봄이 오면 푸르리라 저 들판의 흰눈이 녹아 네 발부리를 적시고 한 시대의 봇도랑을 이루리라 흘러 가리라 추운 기억의 발목을 적시고 서러운 땅의 풀뿌리를 키울 것이다 깊은 주름의 시대를 뉘우치고 세상의 온갖 것들이 부복(俯伏)하여 참회의 눈물을 흘릴 것이다 설워 마라 첩첩산 넘고 노들강 건너 눈알 번뜩이며 봄은 올지니 아이야 재 너머 묵정밭을 갈아 엎어야겠구나 雜記/Pen 혹은 文學 2006.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