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記/Pen 혹은 文學

[스크랩] 이런 삶 ... 류종호

펜과잉크 2007. 4. 1. 00:30

이런 삶 류종호 붉은 산 서녘으로 노을이 지고 저녁연기 슬금슬금 골안에 찬다 이제 가야지 한 바작 풀짐을 지고 어린 것들 재잘재잘 동무하는 길로 어둠이 깊기 전에 돌아가야지 형형 색색의 세상 흑백으로 바라보며 김칫국만 얼얼하게 들이키는 이내 살림 속 그래도 내 땅 내 집가에 풀벌레들 억시게 울어대니 꾸꾸기 뒷산을 떠날 때까지는 끼리끼리 벗하며 윽박지르고 삿대질하며 그렇게 두런두런 살아야 할 일 풀언덕에 뒹구는 저 녀석들이 쑥대처럼 제 잘난대로 자라 이 논밭에 삽날을 찍을 때까지는 한 바작 풀짐을 지고 저녁연기 속으로 묻혀지는 일 서럽지 않으이.



[곡:바람 / 하모니카 연주 김영태]
출처 : 내지리 시내버스
글쓴이 : 미소늘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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