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記/사진

기록사격

펜과잉크 2007. 4. 19. 21:13
 



버지니아대(大) 총기 사건으로 민감한 때에 이런 글을 올려 어떨지 모르지만 오늘 기록사격이 있어 사격장에 다녀왔습니다. 상반기 기록사격이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저희 팀원 셋이 나란히 사선에 서게 되었지요. 저는 특공대 출신의 김O옥이란 여직원(32세, 경북 봉화)을 불러 옆에 서게 했습니다. 은근히 그녀의 사격술이 궁금했거든요.


처음 영점사격에선 저와 비슷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엄격히 따지면 제가 조금 앞서는 점수였습니다. 저의 경우 다섯 발 중 10점짜리 중앙 원형에 적중된 게 세 발이었고, 9점과 8점짜리가 각 한 발씩인 반면, 여직원의 경우는 대체로 9점과 8점에 편중되어 있었습니다. 10점짜리가 한 발도 없었다는 얘기이지요. 


잠시 후 속사에선 총45발씩 사격했습니다. 저와 김O옥 직원 모두 5점 타킷에 100% 적중됐습니다. 한 발도 빗나간 게 없었습니다. 문제는 탄착군(彈着羣) 형성이었습니다. 제 경우 원형 10cm 이내 둥그런 벌집 형태를 이룬 반면 김O옥 직원은 상하로 길게 산개되는 탄착군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여기서도 제가 근소하게 앞서는 점수였지만 여직원의 사격술 또한 대단했습니다.


여직원은 약 2년 전, 3년 과정의 특공대 근무를 이수하고 저희 부서로 왔습니다. 특공대 사격은 12초에 10발을 사격해야만 기본 채점권에 듭니다. 그녀는 힘든 과정을 극복해서인지 매사 적극적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녀는 검도 공인 4단이기도 합니다.


저희들이 취급하는 건 3.8구경 6연발입니다. 투투 권총과 K2 연발사격보다 3.8구경 권총이 적중률이 훨씬 높은 것 같더군요. 물론 어디까지나 개인 입장입니다. K2를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직원들이 많이 있어요.


군 시절, 인제 리빙스턴교(橋) 건너 17연대 맞은편 사격장에서 천막을 치고 밤낮 사격 연습을 하던 기억이 나네요. 점수 나쁘다고 전 중대원이 개울로 불려가 물 속에 처박혀 얼차려를 받고 보니 근처에 커다란 양계장이 있더군요. 똥물 구덩이에서 얼차려를 받은 셈이지요. 그래도 지금 생각하면 다 추억입니다.



특공대 시절의 김O옥(맨위) : 당사자의 허락을 받음

 

훈련 중

 

 

막사 

 

 

잠실공설운동장 지붕 위에서 레펠로 하강하기 전...

 

 

기록사격을 마치고 1강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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