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記/Pen 혹은 文學

A River Runs Through It

펜과잉크 2009. 5. 17.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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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보게 된 건 최근의 심경과도 비유된다. 아버지 돌아가시고 조금씩 변해가는 형제애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갖고자 함이었다. 그런 면만을 고집하면 가족영화로서의  무게가 떨어질 수도 있지만 다시 봐도 인상 깊은 영화임엔 틀림없다.

 

<흐르는 강물처럼> 하면 플라이 낚시나 90년대 카페에 흔하게 걸려 있었던 청록빛 포스터가 떠오른다. 제목의 유명세에 비해서 정작 끝까지 본 사람은 많지 않았을 영화. 하지만 그래도 인내심을 갖고 보면 마지막 장면에서 인간에 대한 섬세한 통찰을 얻어갈 수 있다.

형 노먼과 동생 폴은 정말 다르다. 명문대에서 공부하고 얌전한 여인과 결혼해 대학교수가 되는 형과 달리 동생은 인생 자체가 자유분방하다 못해 무모한 나머지 늘 아슬아슬하다. 급류 타기를 하고 인디언 여인과 도발적인 춤을 추며 아버지가 가르쳐주지 않은 자기만의 방식으로 플라이 낚시를 한다.

하지만 늘 생기가 돌고 인간적인 매력이 철철 넘치는 건 동생 폴이다(물론 브래드 피트의 미모도 단단히 한몫을 하지만). 어느 집에나 하나씩 있을 법한, 듬직하진 않되 자기 색깔이 있고 애교 많고 사랑스러운 둘째아들이랄까? 그는 형의 표현에 의하면 모든 법으로부터 자유로운 예술 같은 존재(free from all it’s laws, like work of art)다. 하지만 폴의 생은 너무 짧게 끝나버리고, 아들을 가슴에 묻은 아버지는 마지막 설교에서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가까운 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도움을 주지 못합니다. 어떻게 도와야 할지도 모르고 불필요한 도움을 주기도 하죠. 함께 사는 사람도 우리를 비켜갑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할 순 있습니다. 완벽히 이해할 순 없어도 완벽히 사랑할 순 있는 것입니다.(We can love completely without complete understanding.)”

같은 피가 흐르는데, 어쩌면 이렇게 다를까 싶은 사람들이 가족이다. 그럴 땐 너무 억지로 이해하려 애쓰지 말고 그들의 존재 자체를 사랑스런 눈으로 바라보며 '이해할 순 없어도 사랑할 수는 있다'는 이 <흐르는 강물처럼>의 대사를 조그맣게 읊조려 봐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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