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저녁,
차를 몰고 미품상회에 가다.
언제나 따뜻이 맞이해주시는 사장님...
더러 사장님을 '바가지 씌우고
눈탱이 내지르는 악덕 상인' 정도로 오해하는 사람도 있지만
내가 수 년을 통해 경험해본 바로는
인정 많고 솔직하며 꾸밈이 없다는 것!
지나가는 여자의 엉덩이도 좋아하시는...
여자가 지나갈 때마다 그냥 조용히 보내주질 않는다.
'아따, 애는 쑥쑥 뽑겄다!'
언젠가 그 말씀도 하셨다.
별로 탐스럽지 않은 엉덩이한테도 덕담을 해주시는 것이었다.
어쩌면 밤일도 잘하실 것 같은 숭의동 미품상회 사장님...
건강하세요!
사장님, 무슨 생각하세요? 저는 사장님이 무척 인간적이라고 믿는데 사람들은 사장님을 지나치게 자신들의 입장에서만 평가하려 하더군요. 사장님이 누구입니까? 수 십 년 째 한 장소에서 밀리터리 용품을 취급하시는 장사꾼 아닌가요? 가격 후리고 쑤시고 빼는 재주야말로 장사꾼의 수완인 것입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화목 난로에 대해 설명하시는 사장님. 수 십 번 들은 이야기이지만 한 번도 실증이 나지 않는다. 저 난로는 비에 젖은 화목도 단번에 태워버린다. '단번에 태워버린다'는 의미가 잘못 전달될 것 같아 부연하자면, 난로의 뜨거운 열이 비에 젖은 장작을 일시에 건조시켜 타오르게 한다는 뜻이다.
미군 탱크에 부착했던 도구들. 곡괭이, 삽, 도끼가 한 세트로 되어 있다.
미제 해머. 철의 강도가 대단하다. 요즘 것하고는 비교 자체가 안된다 해도 과언 아니다. 한 사장님 말씀대로하면 탱크의 무한궤도를 조립할 때 쓰는 장비라 한다. 정말이지 탱크 바퀴 맞출 때 아주 유용할 것 같다.
오리지날 야전침대. 요즘 시중의 것들은 중국제 OEM이 대부분이다. 품질이 갈수록 개선되고 있긴 하지만 미제 오리지날 알루미늄 야전침대엔 한참 뒤떨어지는 수준이다.
미군 탱크에 부착됐던 장비...
노르웨이산 보온통...
기능이 끝내줄 것 같다.
내 카메라를 들고 뭔가를 하시는 것 같아 별 신경을 안 썼는데 날 찍어주셨다. 초점이 흐린 면이 있지만 충분히 이해한다.
'이왕 성의있게 찍어주시죠!'
주문해서 다시 찍은 사진이 나왔다.
상의 자켓이 유명한 미해군 피코트다. 하의는 영국군 전투복이다. 군화는 미제 정글화로써 바닥에 철판이 깔린 제품이다. 가죽의 질이 아주 좋다.
밤 여덟시.
화목난로의 불이 꺼져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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