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記/Pen 혹은 文學

최제형 시집 <바람이 머무는 자리>를 배경으로

펜과잉크 2012. 8. 7. 20:18

 

 

글을 쓰려고 게시판을 열자마자 순천의 조현수 트럼페터께서 전화를 주셨다. 제니스 헤비메탈 모델의 특징과 악기의 성격에 대해 조언을 구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이미 진해의 함종헌 목사와 전주의 차주헌 씨와 상담을 거친 후였다. 색소폰과 트럼펫을 부는 사람 중엔 악기의 특성이나 마우스피스의 장단점에 관해 내게 묻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연주 실력을 놓고 보는 게 아니라 악기에 관한 노하우를 평가하는 것 같은데, 악기를 해부학적 측면으로 접근하여 논한다 가정하면 나도 수위의 반열에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만년필도 마찬가지다. 만년필 회사 직원도 아니면서 만년필에 관해서라면 누구보다 높은 관심을 보인다. 한가로울 때 집에서 소일하는 시간은 거의 만년필을 다루면서 보낸다. 어제는 파카 21 올드모델을 꺼내어 만져보고 다시 넣다가 높이 1.5m쯤 되는 장식장에서 떨어뜨려 닙의 이리늄이 손상되는 실수를 저질렀다. 평생 만년필을 떨어뜨려 망가뜨리기는 처음인 것 같다. 하지만 그 정도는 수리공에게 부탁하면 완전 복원이 가능하다.

 

 

1970년대 pilot deluxe 모델(14k)

 

 

얼마 전에 구입한 pilot deluxe 빈티지 모델의 배럴이 막혀 완전 분해 후 세척하여 배럴을 조립한 후 찍었다. 배럴에서 닙이 분리된 상태에서 찍는다는 걸 깜빡했다. 닙을 배럴에서 안전하게 분리하는 작업도 기술을 요한다. 닙이 상하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수리된 빠이롯트 만년필

 

 

 

 

 

 

 

 

 

 

 

 

 

 

 

 

 

 

 

 

 

 

 

 

 

 

아들 방의 침대에 걸쳐놓은 타올은 2005년 8. 12 - 14일 강원도 인제군 북면 용대리 백담사 만해시인학교 행사에 참석했을 때 받은 것이다. 당시 최제형 이사와 나, 그리고 우리집 아들 셋이 문인협회에서 제공한 대진모텔에 투숙했으나 최 이사께서 이튿날 속초 아동문학인 행사에 참석차 미리 여장을 정리하셔서 아들이랑 둘이 잤던 기억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