餘談/음악의 세계

악기를 팔고 나서...

펜과잉크 2006. 3. 15. 10:38

 

태너 색소폰 하나를 팔았다.

명기 SELMER Super Action-2 serialnumber 46만번대...

 

왜 이리도 허전한지 모르겠다.

새벽까지 침묵한 채 술을 마셨다.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어루만지고
겨울엔 이불 덮어 온기 복돋아 주던
태너 색소폰을 어제 먼 곳으로 떠나 보냈다.

 

정든 악기...

그것은 또한 얼마나 많은 날을 나와 함께 기뻐하고 슬퍼했던가?

곰팡이 핀 지하 연습실에서

혹은

수많은 관중이 움집한 '시민공원'이나 시청 앞 광장에서

내 안의 환희와 슬픔을 찬란한 톤 칼라로 대변해주던 색소폰...

   

의외로 내 악기를 갖고 싶어하는 분들이 많아 마음 아팠다. 
참고로,
그동안 내가 소장했던 악기는 모두 명품이었다.
다만 인간이 악기만큼 '명품'이 못되었을 뿐!
색소폰을 가져가신 분께 영광이 있기를 기원한다.

 

사랑했던 색소폰이여,

잘 가라!

 

 

'餘談 > 음악의 세계' 카테고리의 다른 글

Saint Thomas  (0) 2006.04.05
Take the A train  (0) 2006.04.04
음악다방 '비땅'  (0) 2006.03.01
[스크랩] 미워도 다시 한 번 - Tenor Saxophone  (0) 2006.02.04
[스크랩] 스페일 세라나데 - 세고비아 연주  (0) 2005.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