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너 색소폰 하나를 팔았다.
명기 SELMER Super Action-2 serialnumber 46만번대...
왜 이리도 허전한지 모르겠다.
새벽까지 침묵한 채 술을 마셨다.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어루만지고
겨울엔 이불 덮어 온기 복돋아 주던
태너 색소폰을 어제 먼 곳으로 떠나
보냈다.
정든 악기...
그것은 또한 얼마나 많은 날을 나와 함께 기뻐하고 슬퍼했던가?
곰팡이 핀 지하 연습실에서
혹은
수많은 관중이 움집한 '시민공원'이나 시청 앞 광장에서
내 안의 환희와 슬픔을 찬란한 톤 칼라로 대변해주던 색소폰...
의외로 내 악기를 갖고 싶어하는
분들이 많아 마음 아팠다.
참고로,
그동안 내가 소장했던 악기는 모두 명품이었다.
다만 인간이 악기만큼
'명품'이 못되었을 뿐!
색소폰을 가져가신 분께 영광이 있기를 기원한다.
사랑했던 색소폰이여,
잘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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