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記/고향 생각

가을비

펜과잉크 2006. 10. 22. 11:20

 

이 비가 그치면 기온이 뚝 떨어질 거란 기상대 전망이다. 어제 동대문에 갔다가 어느 국밥집에서 순대국밥을 먹는데 나보다 일찍 자리를 잡은 어느 노부부께서 선풍기를 틀어놓고 식사를 하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10월도 선풍기를 틀어야 사니...' 하며 다소 어이없는 말투였다. 식당 여주인도 평범한 일인 양 '선풍기 틀어달라는 손님들이 많아요' 한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릇을 반쯤 덜었을 땐 이마에 땀기운이 도는 것이었다.

 

고향에도 이 비가 올까? 메마른 대지를 촉촉히 적셔줄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제 철을 맞은 곡식들이 토실토실 여물어 가길... 그런 면에서 이번 가을비는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사람도 곡식도 성숙해질 수 있으니 말이다.  

 

날씨가 쌀쌀해지면 나뭇잎 떨어져 가로수 밑을 온통 붉게 물들일 것이다. 그 길을 천천히 거닐며 지난날의 낭만과 아름다웠던 인연들을 회상해보면 또 어떨까? 우리 청춘의 날은 어디로 갔는지...

 

 

주제 : 오늘 전국에 단비…비 그친뒤 쌀쌀 [미디어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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