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47세. 26년 전에 난 스물 한 살이었다. 그 해 나는 부산에 있었고, 대연2동 UN 묘지 근처에 살면서 범일동 시민회관 옆 부산입시(고시)학원에 다녔다. 돈이 궁해 공장살이를 겸한 적도 있지만...
고향에서 멀리 떨어진 부산은 항구 도시 특성 때문인지 겨울엔 칼바람이 불어 몹시 추웠던 기억이 난다. TV는 어쩌다 주인집 안채가 개방되었을 때 나와 동갑인 여학생이 있었으므로 그녀의 배려(?)에 의해 시청할 수 있었다. 그 무렵, 이영하 선우은숙 부부가 신혼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내가 무슨 연예인 팬은 아니지만 TV에 나와 밝게 웃으며 '남편' 자랑을 하는 선우은숙 씨의 모습은 그야말로 진정 행복한 표정이 그대로 묻어 있었다. 당시 선우은숙 씨는 이영하 씨를 '오빠'라고 불렀다. 그로부터 26년의 세월이 흘렀고, 두 사람은 이제 이혼을 했다 한다. 두 아들도 이해하는 이혼이란다. 서로 편하게 놓아주기 위한 이혼이란다.
부부가 살다가 이혼할 수도 있지만 요즘 세태가 이혼문제를 너무 쉽게 인식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앞선다. 물론 우리가 그들의 삶을 대신할 수는 없지만 처음의 그 살 떨리는 설렘과 부푼 감정의 반의반이라도 지킬 수는 없을 것일까? 행복했던 두 사람의 옛 모습을 기억하는 사람으로서 실망과 허탈감이 따른다.
주제 : 이영하-선우은숙 부부 26년만에 전격 이혼…서로 자유 주기 위해 [미디어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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