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인천문단' 문예전인지 '인천시민문예대전'인지, 기억이 흐려 특정짓기 곤란하나 인천문협 문예공모전에의 일이다. 소설 장르 응모작을 놓고 심사위원들이 논쟁(?)을 벌였다. 저자를 두둔하는 심사위원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당락을 따졌던 것이다. 문제가 된 건 딱 한 군데였다. '원만한 경사의 깊은 계곡…' 바로 이 문장 때문에 결격 사유가 되었다.
두둔하는 쪽에선 전체 흐름이 정돈되고 구성이 견고한 만큼 당선작으로 뽑자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반대 입장이 수그러지지 않았다. 그 정도 문장력을 구사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가려졌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작품은 입선작에 들지 못했다. 훗날 『仁川文壇』지에 평(評)이 실렸으니 기억하는 회원이 있으리라 믿는다. '옥의 티'란 말을 실감하는 사례다. 아울러 작가의 책임성에 대해 한번쯤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
돌에 관한 명상 박현자(시인, 인천문협 회원)
태초에 그는 무엇이었을까 달뜨고 바람 불면 흔들리는 박꽃처럼 그렇게 여리기도 했을까
아주 머언 옛날부터 커다란 산이었다가 바위였다가 한때는 원시인의 밥그릇
지금은 정원의 귀퉁이에서 혹은 거리 어디쯤에서 미천한 모양으로 살아 있을 돌
태초에 그도 나처럼 작은 일에 서럽기도 했을까 굴러갈망정 절망하지 않는 야무진 목숨 하나 돌 멩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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