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밤, 악기 업그레이드 목적으로 일산에 다녀오다가 한강대교를 건너면서 날아가는 줄 알았습니다. 돌풍 덩어리가 몰아치는데 정말 아찔하더군요. 윈도우 와이퍼는 줄기차게 돌아갔지만 앞이 제대로 안 보였습니다. 차량의 에어컨 가스계통에 문제가 있는 상태이거든요. 포드차의 특성상 수리견적비가 130만원이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악기를 바꾸는 데에 필요한 액수와 딱 맞았지요.
근데 돈을 움켜쥐는 순간 갈등이 일었습니다. 에어컨을 고칠 것인가? 악기를 바꿀 것인가? 악기 업그레이드하는 데에 돈을 쓰면 차를 어떻게 탈 것인가? 여기서 정상인들은 차량 에어컨 고치는 쪽을 선택하겠지만 저는 악기를 업그레이드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미련없이 후회없이 행동에 옳기기로 했습니다. 그리하여 그저께 밤 일산으로 향했던 것입니다.
폭풍우를 뚫고 20분가량 운전하니 유리창에 수증기가 달라붙기 시작하더군요. 그래도 오기로 차를 몰았습니다. 전방을 똑바로 주시하고 정신을 놓지 말자 다짐하면서요. 마침내 원당역에 도착하여 악기를 보는 순간 지금까지의 시름이 싹 사라졌습니다. 정말 좋더군요. 그냥 돌아오기 싫었습니다. 그래 인근 농협으로 가서 그 분께 130만원을 유감없이 계좌이체시켜드렸습니다. 앞으로 더 이상 악기 업그레이드는 없습니다. 성공! 대만족입니다.
차는 잘 굴러갑니다. 차는 잘 굴러가는 게 최선이지요. 조금만 참으면 에어컨 없이도 편할 때가 옵니다. 그러고 보니 그저께가 입추였네요. 가을이 그립습니다. 사랑했던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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