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記/이 생각 저 생각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에 관한 회억

펜과잉크 2012. 12. 6. 03:44

 

 

 

                    

 

 

 

 

한 해를 마무리 짓는 시점에 이르면 다사다난했던 지난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무엇이 옳고 그른 일인가를 따지기 전에 전혀 예기치 않은 결론에 도달한 문제도 있다. 그렇게 세월은 흘러가는가? 일년 동안 즐겁고 보람찬 일들도 있었고 아쉬운 일도 있었다. 기억에 남을 일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하니 신설동에 다녀오곤 했던 행적과 악기를 업그레이드했던 일, 영화 <도둑들>에서 조연급 배우 김윤석 씨의 의상이 매우 인상적이었던 기억들이 꼽힌다. 다른 일들도 있었지만 어차피 오늘의 화두선상에서 논할 사안이기에 이 정도로 나열한다.

 

지난 몇 년간 감상했던 영화 중 가장 인상 깊은 작품을 말하라면 2006년의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을 꼽고 싶다. 영화관에서 감상하고 나중에 종로 노점상에서 CD 복제판을 사다가 집에서 몇 번을 반복해 보았다. 두 사람의 동성애를 그린 작품이었지만 내 관심은 '동성애'에 머물지 않고, 영화의 시대적 배경과 영화속의 아름다운 대자연에 매료됐다. 지금도 영화의 장면 장면을 떠올리면 당장이라고 그 속으로 뛰어들고픈 충동에 사로잡힌다.

 

영화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눈덮인 산봉우리 아래 한없이 펼쳐진 푸른 초원, 그 위로 수천 마리의 양떼가 장관을 이루고 있는 8월의 록키산맥 브로크백 마운틴. 이곳의 양떼 방목장에서 여름 한 철 함께 일하게 된 갓 스물의 두 청년 에니스(히스 레저 분)와 잭(제이크 질렌할 분)은 오랜 친구처럼 서로에게 마음을 터놓는 사이가 된다. 밤낮으로 함께 일하며 대자연의 품에서 깊어져간 그들의 우정은 친구 사이의 친밀함 이상으로 발전해간다. 그들 앞에 놓인 낯선 감정의 실체가 무엇인지도 알지 못하고 혼란에 휩싸인 채, 한 여름의 짧은 방목철이 끝나자 두 사람은 다시 만날 기약도 없이 각자의 삶으로 돌아간다.

에니스는 약혼녀 알마(미셸 윌리엄스 분)와 결혼하여 두 딸의 아버지가 된다. 로데오 경기에 참가했다가 미모의 부자집 딸 로린(앤 해서웨이 분)을 만나 결혼한 잭은 텍사스에 정착하여 장인의 사업을 거들며 살아간다. 그렇게 4년이 흐른 후, 에니스는 잭에게서 엽서 한 장을 받는다. 그 엽서는 에니스에게 그간 잊고 살았던 브로크백에서의 그 낯선 감정을 다시 불러일으킨다. 4년 만에 다시 만난 두 사람은 단번에 브로크백에서 서로에게 가졌던 그 감정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었음을 알게 되고 억제할 수 없는 열정에 휩싸인다. 그러나 그들의 관계가 알려지면 목숨까지도 위태로워질 수 있는 보수적인 사회에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고작 1년에 한 두 번 브로크백에서 캠핑을 하는 정도…. 그렇게 20년간을 짧은 만남과 긴 그리움을 반복하며 그들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고통스러워한다. 

언제 끝날지 모르지만 가능한 한 오랫동안 조심스럽게 관계를 유지하며 가장의 역할에 충실하고 싶어하는 에니스. 아무리 무모하다 해도 두 사람만의 새로운 삶을 시작해보고 싶어하는 잭. 입장은 달랐지만 서로를 향한 애틋한 마음만은 한결같았던 두 사람의 관계는 잭이 의문의 죽음을 당함으로써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된다. 브로크백 마운틴에 묻히고 싶어했다는 잭의 소원을 풀어주기 위해 그의 고향집을 찾아간 에니스는 잭의 방에서 그가 보물처럼 평생 소중하게 간직해온 뜻밖의 물건을 발견하고 놀라운 사실을 깨닫게 되는데….

 

 

 

 

                                           

 

 

 

                  

 

 

 

 

 

 

 

  

 

 

 

 

 

 

 

 

Brokeback Mountain!
그곳은 에니스와 잭이 처음 만난, 일생동안 그리워한 사랑의 공간이지만 사실 영화를 위해 탄생시킨 가상의 산이라고 한다.  ‘브로크백(brokeback)’은 ‘회귀(回歸)’의 뜻을 가지고 있으며 '브로크백 마운틴’은 모두의 마음이 되돌아가야할 편견없는 간절한 사랑을 의미한단다.
이 영화는 <와호장룡>으로 아카데미를 석권하며 대자연의 스펙터클을 시원스럽게 담아내는 망원경의 시야와 등장인물의 깊숙한 내면을 속속들이 묘사해내는 현미경의 시야를 동시에 가졌다는 찬사를 받았던 이안 감독, 그러한 그의 장기가 정점에 이르렀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안 감독은 록키 산맥 대자연의 거대한 풍경을 눈부시도록 아름답고 스펙터클하게 펼쳐놓는 한편, 에니스와 잭 두 인물의 내면 깊숙히 현미경을 들이댄 채 그들의 심리와 감정의 흐름을 한 가닥도 놓치지 않고 섬세하게 그려나간다.

 
브로크백에서 여름 한 철 함께 일하게 된 두 청년 사이에 싹튼 우정이 어떻게 우정 이상의 우정으로 발전해가는지…. 두 사람 사이의 감정이 정작 본인들에게도 너무도 낯선 것이어서 그것이 사랑이었다는 것을 얼마나 뒤늦게 깨닫게 되는지…. 그러면서도 그 낯선 감정을 두 사람이 20년 동안 얼마나 소중하게 간직하는지…. 이안 감독은 이 모든 인간 감정의 흐름과 인간 관계의 미묘함을 예리하게 포착한다. 이제껏 그 어떤 영화도 시도하지 못했던 새롭고 충격적인 설정 속에서 이안 감독은 사랑이라는 신비한 인간 감정의 씨줄과 날줄을 생생하게 그려내며 영화사상 가장 위대한 러브스토리이자 그의 최고의 걸작인 <브로크백 마운틴>을 탄생시켰다. 

<브로크백 마운틴>이 관객들의 눈시울을 적시며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것은 두 주인공의 호연에 힘입은 바가 크다. 에니스란 인물의 이 모순되는 양면을 놀랍게 조화시키며 놀랍도록 아름다운 연기를 해냈다는 평가를 받은 히스 레저. 그는 빌리지 보이스 선정 ‘올해의 연기자’로 선정되었고 각종 연말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휩쓸었을 뿐 아니라 아카데미에서 남우주연상의 가장 강력한 후보로 평가받았다. 잭과 다투면서 에니스가 애써 울음을 참아내는 장면이나 마지막 장면에서 브로크백 마운틴의 사진엽서를 바라보며 맹세하는 장면 등 관객의 마음을 움켜잡으며 긴 여운을 남기는 명장면이 만들어진 것도 히스 레저의 진실하고 절제된 연기 덕분이다.

 
할리우드의 꽃미남 스타 제이크 질렌할 역시 히스 레저와 쌍벽을 이루며 앙상블 연기의 진수를 보여준다. 잭이라는 인물이 지닌 에니스를 향한 절실한 그리움과 갈망, 끝끝내 에니스의 마음을 돌릴 수 없음을 깨달으며 겪게되는 상처와 절망감 등을 제이크 질렌할은 그의 깊은 눈빛을 통해 완벽하게 연기해낸다.

 

 

 

잭이 입은 자켓을 ebay를 통해 구입하려 했으나 끝내 구입하지 못했다. 

 

 

 

  

 

 

 

 

 

 

 

 

 

 

 

   

 

 

 

 

 

 

 

 

보는 이로 하여금 아찔한 현기증을 느낄 정도로 아름다운 풍광을 선사하는 브로크백 마운틴은 이 영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공간이다. 브로크백 마운틴은 에니스와 잭이 선입견과 편견으로 가득찬 세상에서는 느낄 수 없는 무한한 자유와 절대고독을 경험하는 곳이다. 또한 브로크백 마운틴은 그들이 그 누구도 쉽게 도달할 수 없었던 절대적 사랑의 실체에 도달할 수 있게 한다. 이 안 감독이 브로크백 마운틴이라는 대자연과 대조되는 공간으로 일상에 찌든 남루한 마을을 설정했다는 사실에 주목하면, 이 영화는 사랑에 대한 우리의 안일하고 수동적인 선입견에 도전장을 던지며 세속적인 사랑을 초월하여 존재할 위대한 사랑이란 어떤 것일 수 있는가를 집요하게 탐색하는 작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한 위대한 사랑이 이루어질 수 있는 곳으로서의 브로크백 마운틴은 이 영화의 제3의 주인공이나 다름 없을 만큼 중요한 의미를 갖는 공간이다. 

'우리가 그려내고 있는 감정이 진실하게 전해진다면, 배우들의 연기가 진실하다는 믿음을 얻을 수 있다면, 관객들에게 어떤 감정이 일어난다면, 문제될 것 없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의 가슴 속을 들여다볼 때 선입견은 사라지게 마련이다. 나는 우리의 러브스토리가 그러하기를 바랬다.' - 이 안 감독

자신들의 사랑을 이루어내기 위해 에니스와 잭이 넘어서야 하는 거대한 장벽들은 이 영화에 이야기적 재미를 증폭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들의 관계를 가로막는 온갖 장벽들 때문에 엄청난 정서적 고통과 심리적 갈등을 겪는 두 청년의 이야기는 다른 러브스토리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긴박감과 애절함을 획득하고 있다. 대부분의 동성애 영화와는 달리 이안 감독은 동성애 자체에 포커스를 맞추기보다 그들의 관계를 가로막는 장벽들에 부딪쳐 그들이 겪어야하는 심리적 정서적 동요와 그것을 극복하여 사랑의 진실을 깨닫기까지의 지난한 과정에 주목한다.

 

 

 

 

 

 

 

 

 

 

                                       

 

 

 

                            

 

 

 

     

 

 

 

 

 

 

 

 

 

 

 

 

 


이안 감독은 이미 <결혼피로연>에서도 동성애라는 일종의 금기를 이야기의 재미를 배가시키는 요소로 활용하는데 성공, 대중의 감성을 짜릿하게 사로잡은 적이 있다. <브로크백 마운틴>은 동성애로 더욱 드라마틱한 러브스토리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결혼피로연>과 궤를 같이하면서도 한 단계 높은 차원을 이뤄낸 작품.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동성애는 관객의 흥미를 자극하는 효과를 발휘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동성애와 이성애를 마치 선과 악처럼 구분해버리는 보수적인 사고방식에 도전장을 던지며, 사랑이라는 미묘한 감정이 어떠한 조건 하에 어떻게 생겨나는지에 대해 어쩌면 한 번도 의문을 던지지 않았던 우리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준다.

<브로크백 마운틴>의 이안 감독은 동성애라는 금기요소의 특수성에서 출발하여 결국 사랑이란 무엇인가 하는 보편적인 질문을 그 어떤 러브스토리보다도 흥미로운 방식으로 던지며 이 영화를 누구나 공감하고 감동받을 수 있는 보편적인 러브스토리로 만들어냈다. 전세계 평단의 찬사를 받으며 상을 휩쓸고 대중의 폭발적인 지지를 받으며 흥행에 성공할 수 있는 것도 이 영화가 획득해낸 그 보편성의 힘 때문일 것이다. 

 

잭의 소원을 풀어주기 위해 잭의 고향집을 방문했다 돌아온 에니스는 진부한 인습과 억압이 지배하고 있는 마을을 떠나 외딴 곳에 자신만의 공간을 마련한다. 그곳을 찾아온 딸의 결혼소식을 듣고 두 사람이 진정으로 사랑하는가를 묻는 에니스. 그저 제도에 불과한 결혼 그 자체보다 그들이 얼마나 진정으로 사랑하는가가 그에게는 중요한 것이다. 그가 그의 딸에게 던지는 질문 속에는 진정한 사랑 없이 인습에 따라 결혼 생활을 시작했던 자신의 삶에 대한 뼈아픈 회한과 통찰이 담겨있다.

 

 
딸이 돌아간 후, 그토록 간절하게 원했으면서도 정작 잭이 살아있을 때는 단 한 번도 입밖에 내어 말해본 적이 없었던 사랑을 맹세한다. 에니스는 유품이 되어버린 잭의 셔츠를 자신의 셔츠로 감싸서 포개어 걸어둔 채 브로크백 마운틴의 사진 엽서를 바라보면서…. 영화의 이 마지막 장면은 단 한 번도 서로에게 '사랑한다'고 말한 적 없는 잭과 에니스 두 사람에게서 다른 영화 속 어떤 연인들의 모습에서보다도 더 진실하고 간절한 사랑을 느끼게 한다. 에니스와 잭이 사랑에 도달하기까지의 그 힘들고도 먼 여정, 지상에서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었던 그들의 관계, 그리고 죽음까지도 초월하여 그들이 이루어낸 사랑의 위대함을 함축하고 있는 이 마지막 장면은 평생 잊지 못할 감동의 명장면. 영화의 라스트 씬인 이 사랑의 맹세 장면은 촬영 당시에도 거의 모든 스텝들이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말없이 가슴을 치는 엔딩 장면의 감동은 엔딩크레딧과 함께 흐르는 두 곡의 노래로 더욱 강렬해진다. <브로크백 마운틴>을 100% 감상하기 위해서는 성급히 자리를 뜨지 말고 두 곡의 노래로 마침표를 찍어두어야 한다. 윌리 넬슨의 목소리로 듣는 밥 딜런의 명곡 ‘He was a friend of mine’과 루퍼스 웨인라이트(wainwright)의 ‘The maker makes’는 에니스와 잭의 이야기가 아닌가 싶을 만큼 절절한 노랫말과 애조띤 선율 때문에 끝내 눈물을 참았던 관객이라도 마침내 무장해제당하고 말 것이다. 이 노래들은 20년을 한마음으로 사랑한 두 사람의 사연과 그 아픔을 더욱 고양시켜주며 엔딩크레딧이 다 올라간 이후에도 자리를 뜰 수 없을 만큼 강한 인상과 여운을 만들어낸다. 

<브로크백 마운틴>은 퓰리처상 수상자이자 유명한 소설가인 애니 프루가 1997년 뉴요커(The New Yorker)에 발표해 내셔날 매거진 어워드를 수상한 단편소설 ‘브로크백 마운틴’을 영화화한 작품. 이 소설의 시나리오화에는 퓰리처상을 수상했던 래리 맥머트리와 다아아나 오사나가 참여했다. 시나리오 작가 다이아나 오사나는 잡지에 실린 단편을 우연히 발견하고 어느 순간 흐느끼며 읽기 시작해서 감정적으로 완전히 탈진하는 경험을 맛보았다고 고백했다. 오랜 세월 지속된 내밀한 감정을 압축적으로 그려낸 원작은 래리와 다이아나의 손을 거쳐 놀라울 정도로 스케일이 확장되면서도 중심을 잃지 않는 시나리오로 거듭났다. 원작과 시나리오를 읽은 감독은 물론 배우와 스텝들은 이구동성으로 믿을 수 없을 만큼 깊은 감동을 받았고 모두가 울었다고 고백했다. 영화사상 가장 위대한 러브스토리로 칭송되고 있는 <브로크백 마운틴>는 이렇게 탄탄한 원작, 정교한 각색, 그리고 이안 감독의 섬세한 연출이 삼위일체가 되어 탄생하게 된 것이다. 

 

 

 

                            

 

 

 

 

 

 

  

 

 

 

 

'카메라를 조금만 기울여도 광활한 풍광, 커다란 하늘이 들어왔다' 

 

이안 감독의 말이다. 이안 감독은 원작자 애니 프루와 함께 와이오밍주 곳곳을 돌아보았으며, 서부 출신의 시나리오 작가 래리 맥머트리의 안내를 받아 작품의 또 다른 배경이 되는 텍사스주 일대를 누볐다. 브로크백 마운틴은 에니스와 잭의 사랑이 싹튼 마술적인 장소이며 그들의 사랑을 포용해주는 유일한 곳이다. 그들이 산을 떠나 작은 마을로 돌아갈 때 모든 것이 그들을 다시 억압한다. 이안 감독은 미술감독, 촬영감독과 더불어 브로크백 마운틴과 강렬하게 대비되는 퇴색되고 혼란스러운 장소로서 마을을 묘사하기 위해 많은 얘기를 나눴다. 시간과 공간의 느낌을 재현해줄 곳들을 로케이션 헌팅을 통해 발굴했고 1967년의 슈퍼마켓 장면 같은 경우는 상품 하나하나도 공들여 준비했다.

80%이상을 차지한 야외촬영은 캐나다에서 진행되었다. 2004년 5월 캐나다 알버타에서 시작. 캐나다의 록키, Cowley, Fort MacLeon, 캘거리 로케이션으로 기본촬영을 2004년 8월에 완료했다. 록키 산맥의 날씨는 통제 불가능! 시나리오 작가이자 프로듀서인 다이아나 오사나는 날씨가 정말 15분마다 변했다고 전해준다. 아침에는 매섭게 춥다가 오후면 뜨거운 태양을 견뎌야하는 식인데다 진눈깨비, 우박도 감수해야 했지만 모두가 한 마디 불평 없이 이 아름다운 영화를 제대로 만들기 위해 모든 정열을 바쳤다고. 이안 감독의 모든 작품을 함께 한 프로듀서 제임스 샤무스 역시 <브로크백 마운틴>을 가장 즐겁게 찍은 영화라고 말했다. 

 

 

 

              

 

 

 

 

 

 

 

 

 

 


 

가슴이 저려올 정도로 심금을 울리는 음악은 이 영화의 또다른 매력이다. <모터싸이클 다이어리>로 아카데미상을 거머쥐며 세계적인 영화음악가로 떠오른 구스타보 산타올라야의 구슬프고 애잔한 음악은 에니스와 잭의 가슴저리도록 애절한 사랑의 느낌을 잘 표현해내고 있다. 죽음을 초월하여 20년을 한결같이 사랑했던 에니스와 잭의 위대한 러브스토리를 기가 막힐 정도로 효과적으로 표현해낸 2006년 골든글로브 주제가상 부문의 수상곡 ‘A Love That Will Never Grow Old’ (구스타보 산타올라야 작곡, 버니 토핑 작사, 에밀루 해리스 노래)를 비롯한 이 영화의 애잔한 노래들은 영화가 끝난 후에도 오랫동안 여운으로 남는다. 이 영화의 OST는 이듬해 유니버셜 뮤직에서 발매된 걸로 알고 있다. 

 

영화를 감상하고 한동안 영화속의 배경에서 헤어나올 수 없었다. 특히 에니스가 입었던 의상에 관심이 증폭되었다. 그래서 신설동을 오가면서 청계천의 양복점을 찾아갔고, 브라질 펠레 선수의 양복을 맞췄다는 사장님의 웅변(?)에 25만원을 들여 에니스의 리더자켓을 맞추기에 이르렀다. 사실 에니스가 입었던 가죽자켓은 청바지로 유명한 LEE사의 제품과 똑같은 옷이었다. 당시에도 ebay 사이트에 상당한 흥미를 가졌던 나는 ebay를 통해 'LEE leather jacket'을 검색하여 딱 한 벌 나온 자켓을 $75에 낙찰 받았으나 셀러의 변심하여 수포로 돌아갔다. 그 후 수시로 ebay에 접속했으나 더 이상 똑같은 자켓을 볼 수 없었다.

 

 

                                                                    관심을 촉발시켰던 에니스의 가죽자켓 

                        

 

 

 

 

당시 나는 체중 78kg의 비만이었으므로 지금과는 다른 체격이었다. 몇 년이 지난 후 옷장에서 꺼내 입어보니 커서 몸에 맞지 않았다. 그래 몇 벌의 밀리터리룩과 함께 동인천 중앙시장(일명 양키시장)에 내다팔면서 함께 넘겼다. 하지만 개성이 강한 옷이어서인지 지금도 그 집 진열장 행거에 그대로 걸려있다. 1960년대 미국에서 유행했던 LEE 청자켓은 지금도 장롱 속에 고이 간직하고 있다. 저 영화에 매료되어 카우보이 부츠(웨스튼 부츠)도 두 켤레나 샀다. 핸드 메이드로 꼼꼼이 만들어진 제품이었는데 이사하면서 잃어버렸다. 관심 없는 사람에겐 한낱 볼 것 없는 이상한 부츠일테니 뭐라 할 입장이 못되었다.

 

 

해마다 몇 편의 영화를 보면서 <브로크백 마운틴>같은 영화가 없을까 기대하곤 한다. 정말 멋진 영화였다. 이 글을 쓰면서 전문가의 줄거리 일부를 인용하였음을 밝힌다. 끝으로 에니스로 분했던 히스 레저는 2008년 1월 22일 처방된 약물 과다복용으로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되어 그를 기억하는 수많은 영화 팬들을 슬픔에 젖게 만들었다.

 

 

    에니스의 청자켓에 끌려 ebay 낙찰을 통해 구입한 60년대 LEE denim jacket.

   

 

 

 

 

 

 

 

      

 

 

                                                                                                                  자월도

 

 

 

 

  

 

 

 

          

 

 

 

                        정선                                   

  

 

 

 

        울진

 

 

                                                                          

                                                                                                                         대이작도

         

 

 

 

 까치내

 

 

 

 

 

 

                                                                                                                      몽산포 

 

 

 

 

 

한강 야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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