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記/Pen 혹은 文學

딥펜의 구성과 고전적 필감의 매력

펜과잉크 2013. 12. 22. 16:48

 

 

 

 

펜의 어원은 날개, 깃털을 뜻하는 라틴어 'PENNA'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옛날부터 점토에 문자를 새길 때 새의 깃털이나 동물의 뼈를 이용했다고 전해지잖습니까?

 

가끔 문학서에 등장하는 깃펜은 Quill pen이라 하여

그냥 깃대 자체를 펜대로 썼습니다.

깃펜의 재로로는 거위털이 가장 인기가 좋았다고 합니다.  

지금 우리가 알고있는 가운데가 갈라진 금속의 펜은

한참 후에 등장하게 되는 것입니다.

대략적인 시기는 박종진 님의 <만년필입니다!>에서 인용할 수 있는데

현재 책이 집에 있는 관계로 기억에만 의존함을 양해 바랍니다.

 

우리가 중학생 시절 알파벳을 연습할 때

혹은 펜글씨를 공부할 때 썼던 딥펜은

만년필의 대체 수단으로 개량화되었다고 보여지는데

딥펜의 필감이 만년필과는 또다른 느낌으로 다가오지요.

처음엔 다소 거친 필감으로

사각사각 소리를 내면서 잉크를 흘리다가

차츰 길들여지면서 매끄럽게 흘려 써지는 게 딥펜의 특징이자 매력입니다.

 

고요한 밤,

홀로 깨어 스탠드 불빛 딱 그만큼의 공간에서

원고지를 펴놓고 펜촉에 잉크를 찍으면

신선한 문장들이 내 안에서 마구 샘솟을 것만 같습니다.  

 

 

 

 

딥펜을 사진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아래 사진은 남대문시장 모닝글로리에서

개당 1,500원을 주고 구입한 나무펜대입니다.

여기에 국내에 유행했던 날개형 딥펜을 꽂아 쓰는 것입니다.

크기의 비교를 위해 누들랑 만년필과 비교해보았습니다.

 

 

 

 

 

 여기서 잠깐 스테들러 연필에 대해 짚고 가지요.

아래 사진에 나오는 연필이 바로 독일제 스테들러 연필입니다.

중국제 가짜도 대형 문구점에 다수 진열된 걸 봤습니다만

<남한산성>의 저자 김훈 선생님은

원고를 집필할 때 오직 연필만 쓰는데

그 분이 고집하는 연필이 바로 독일제 스테들러라고 합니다.

 

연필의 강도와 짙기는 기호로 표시되는바

 H는 Hard(심의 단단한 정도)를 표시하고, B는 Black(심의 무른 정도) 을

 표시하므로 H숫자가 높을수록 단단하며 B의 숫자가 높을수록 부드러운, 즉 짙은 것입니다.

 

참고로 연필심의 강도의 짙기는 기호로 표시된다는 건 알고 있지요? 
 글씨는 보통 HB 정도의 중간 것을 많이 사용하고

그림을 그릴 때는 B가 많은 쪽으로 사용하며

설계나 제도 등 정교한 작업을 요할 때는 H가 많은쪽으로 사용합니다.
스케치는 4B, 데생은 B-8B, 크로키에는 4B정도를 사용하지요.

 지나치게 단단한 연필을 사용하면 선이 딱딱하고

 깊이감이 없으며 날카로운 느낌을 줍니다.
그러므로 약간 진하다고 생각될 정도의 연필을 사용하는 것이 좋은 거죠.

연필에 관해 짧게 논했으니 그냥 참고만 하세요.  

 

 

 

 

 

 

 

김훈 <남한산성> - 인터넷 검색에 의함.  

 

 

 

 

 

 

아래 천자펜은 약 7년 전 학익동 골목의 어느 허름한 문구점에서 구입한 것입니다.

바라볼 땐 신기하기까지 합니다.

동인천 대동문구점처럼 큰 문구점에서 날개돋힌 듯이 팔렸을 딥펜은

이제 더 이상 사람들의 뇌리에 희미한 기억으로나마 남아있을 뿐입니다.

 

 

 

 

 

천자펜에서 조금 업그레이드되어 생산된 펜에 화신 펜촉입니다.

화신이라는 회사는 한때 인천 서구 석남동에 위치해 있었지요.  

 

 

 

 

 

딥펜 시필...

 

 

 

 

 

 

 

 

 

 

 

 

 

 

 

 

 

 

딥펜과 펜대가 필요한 분은 아래 사진을 참조하세요.

요즘 같은 세상에 딥펜이 있느냐고 반문하겠지만

아래 사진의 문구사에 가면 딥펜과 펜대가 있습니다.

펜촉은 개당 600원, 나무펜대는 개당 1,500원입니다.

딥펜은 영국제로 집필용으로 쓰기엔 다소 무리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천자펜이나 화신펜촉이 정말 좋아요.

서울역에 가시는 분은 약 5분 가량 걸어

숭례문 지하 통로를 지나 남대문시장 입구 모닝글로리에 들러보시기 바랍니다.

 

 

 

 

 남대문 모닝글로리 매장

 

 

 

 

 

 

 

1800년대에 생산된 달팽이 모양의 잉크웰 잉크스탠드. 

 

 

 

 

 

 

************************00000************************

 

 

 

 

 

 

 

 

 

 

 

 

 

 

'雜記 > Pen 혹은 文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먼 길   (0) 2014.01.13
만년필 잉크로써의 블루블랙 칼라  (0) 2013.12.24
집필용 만년필의 실용성 진단   (0) 2013.12.22
겨울 사랑   (0) 2013.12.03
권태 72 - 김영승   (0) 2013.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