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記/이 생각 저 생각

어감의 차이

펜과잉크 2006. 5. 16. 10:46

 

 

 

한 아파트 단지 입주자들이 반상회를 열었다.

"우리 아파트 다섯 동 지하가 뻥 뚫린 주차장 아닙니까? 그런디 운동장만한 주차장이서 애들이 로울러스케이트를 타니께 당최 사고가 날까 우려되어 운전대를 못 잡겄습니다. 무슨 대책이 필요헐 거 같어서 여러분들을 소집혔유."

 

의견이 분분했다.

"입구에다가 '이곳에서 로울러스케이트를 타는 놈은 개새끼임'이란 강력한 문구를 써붙입니다아."

어떤 놈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가령 '로울러스케이트 타는 사람은 벌금 200만원 고지함 -관리소장 백-'이란 글씨를 써붙이면 디잖여유."

또 어떤 놈은

"커다란 매직 글씨로 '이곳에 로울러스케이트 자국을 냉기는 놈은 발본색원하여 아주 개망신을 시킬테다'라는 푯말을 세웁시다."

라고 말했다.

"DANGER / 위험"

"접근시 발포함!"

"블도저로 묻어버리겠음."

"니미 쑥떡~"

 

경비는 저 나름의 문구를 따로 고안했다.

"니들 이눔의 시낑이들, 뒈질래? 엉? 내가 월남전이서 베뜨콩 3백마리 쏴 죽인 넘여. 알것냐? 임마들아. 니들 여기서 로울러스케이팅 타다가 나헌티 걸리는 날엔 베트콩 만들어 놓을테다. 뼉다구를 확 분질러 놓을겨. 이눔의 시낑이들...'

크게 써서 주차장 입구에 붙였다. 그러나 로울러스케이트를 타러 오는 아이들이 줄어들지 않았다.

 

모 대학 교수가 이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곤 자신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섰다. 그는 퇴근길에 문방구에 들러 커다란 종이와 매직을 사 가지고 왔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썼다.

'훌륭한 어린이, 청소년은 지하주차장에서 로울러스케이트를 타지 않습니다.'

 

그 후,

아무도 거기서 로울러스케이트를 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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