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만큼은 미워할 수 없다. 생각하면 쓸쓸하고 허무하고 외로워지지만 그로 하여 내 인생의 한때가 얼마나
아름다웠던가? 어투와 눈빛, 모발과 피부, 손과 발, 숨막힐 것만 같던 목덜미…. 더러 원망스럽고 속상한 마음에 멀리 하려 해도 그는 어느새 내
가슴 깊은 곳에 와 멀어질 줄을 모른다. 그는 언제나 하나의 분명한 형태로 자리하고 있다.
'아직도 보고싶고
그립습니다.'
결국 스스로 고백하게 되는 첫사랑이다. 첫사랑은 그렇게 내 안에서 숨이 멎는 날까지 함께 할 것이다. 문득 '나는
죽을 때까지 살지 않고, 살 수 있을 때까지 살 것이다'라고 했던 김영승 시인의 시어(詩語)가 생각난다. 살아있는 가슴속에 핀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