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記/이 생각 저 생각

영화 속의 옷

펜과잉크 2006. 10. 21. 10:44

          

 

근년 들어 가장 감명 깊게 본 영화,

아직도 뇌리 속에 또렷이 남아 있는 에니스와 잭...

누구 하나 편애하고 싶지 않은 깊은 애정으로 그들은 내게 있다.

그림처럼 펼쳐지는 대자연 속에서 그려지는 '두 남자의 동성애'가 영화의 주제이지만

먼저 그들이 생활했던 브르크백 마운틴의 위용에 감탄했고

그것은 전원을 꿈꾸는 내게 아주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에 손색 없었다.

 

 

주인공 히스 레저와 이안 감독

 

 

그리하여

어느덧 에니스가 입었던 옷에 관심이 갔다.

영화 포스터를 오려 서울로 올라가

50만원 이하로는 불가능하다는 종로4가 양복점 주인을 두 번이나 찾아가

-브라질 축구 선수 출신 펠레가 양복을 맞춘 양복점이라고 자부심이 대단했음-

인터넷 사이트에 

세 번 이상 글을 기재해주는 조건으로 25만원까지 할인해서 수렵용 자켓을 맞췄다.

그러나 가봉해서 맞추고 보니

기성복과는 달리 지나치게 정형화된 선입감을 떨칠 수 없었다.

옷은 그냥 행거에 걸려 한 번도 입지 않았다.

 

 

에니스가 입은 수렵용 반코트 - 잔디에 기대어 누운 이가 잭으로 분한 제이크 질렌할

 

 

그 후

6개월이 흐른 지금,

끊임없이 연구(?)한 끝에

에니스가 입은 청자켓이 Vintage Lee Denim 모델이라는 걸 알았고

결국 어제 학과 강의가 끝난 후 학교를 출발하여

홍제역에서도 마을버스로 10여분을 가야하는 유원 하나아파트까지 가서

그 자켓을 손에 넣었다.

구제 사이트 수 십 군데를 면밀히 뒤진 인내의 결과였다.

 

 

lee vintage denim jacket(홍제동 유원 하나 A) - 아래 주머니가 없다.

 

 

문제는 수렵용 자켓이었다.

그동안 난 에니스가

총을 들고 서 있는 장면에서 눈에 들어온 상의 베이지색 수렵용 반코트에 제일 관심이 높았었다. 

만일 영화가 1960년대 미국 사회를 배경으로 했다면

배우들이 입은 옷도 분명 당시 유행했던 모델일 거란 사이클을 잃지 않았다.

그러던 중

며칠 전 외국의 유명한 사이트에 문제의 바로 그 옷이 떠억 올라와 있는 게 아닌가?

마치 에니스가 입고 촬영한 옷인 것처럼 적당히 더럽고 때가 낀 상태였다.

난 주저없이 구매 신청에 들어갔다.

그리하여 현재 수속 절차를 밟고 있는 중이다.

캐나다에서 공수되어 올 것이다.

사이즈도 내 몸에 맞는 44R이다.

이런 행운이...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에니스 coat - Camping, Hunting and Coleman ite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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