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선배 중 충남 금산이 고향인 분이 계시다. 존함이 '구무모'라는 분인데 김홍신의 <인간시장>을 펴낸 '행림출판사'와 손을 잡고 <간통을 기다리는 남자>라는 책을 내어 세간의 시선을 주목 받기도 했다. 오직 간통에 관한 부분만을 논한 이 책엔 간통에 관한 정의부터 시작하여 간통범들을 조사하면서 겪은 경험담 등을 리얼하게 표현하여 파격적이라는 설까지 파다했었다. 사실 '행림출판사'에서도 수 회 중앙지 하단 전면 광고를 낼만큼 적극적이었다.
거기에 보면 남자라는 동물이 여자를 어떤 식으로 유혹하는지 지극히 구체적으로 묘사가 되어 있다. 가령 왕복 서너시간 거리를 드라이브 떠났다가 올라오면서 밥 먹으러 식당에 들어갔다가 반주 삼아 술을 몇 잔 마시고, 취기를 핑게로 근처 모텔로 가서, 술 깰 동안만 자겠다 라고 해놓고 안으로 들어가 여자를 덮치는 경우라든가... 아무튼 그 책을 보면 남자들의 말에 현혹되어 줄래줄래 따라가는 여자들의 맹추 기질을 여실히 느낄 수가 있다.
구무모 선배의 사모님은 고향이 우리 부여다. 규암... 그래서 용산역 앞 '용사의 집'에서 있었던 문인들 송년회 고별식에서 고향이 같은 날 보시며 '고향 생각이 절절합니다' 하시던 모습이 인상적이었음을 기억한다.
구무모 선배의 취미는 글을 쓰는 것 외에 사진찍기에 매달린다는 것이다. 정년퇴직을 3년 가량 남겨놓고, 작년에 근무를 지원하여 현재 장봉도라는 섬에 근무하신다. 아직 찾아뵙진 못했지만 전화로 안부를 드리면 '어이, 한 번 와. 카메라 들고, 수첩 들고, 한 번 와' 하신다. 장봉도라는 섬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단다. 밖에서 보는 장봉도와 안에서 생활하면서 보는 섬은 천지 차이라 하신다.
한적한 섬에 눈이 내리고, 어둠이 내리고, 외등이 켜지고, 바닷물소리가 들리고, 선창에 불을 켜고 바다 위를 오가는 배를 바라보는 생활은 어떨까? 문명과 동떨어진 섬 혹은 오지에서 오직 자연과 벗하며 사는 삶 말이다. 사람은 그저 심심할 때 가끔 만나면 되는 것이다.
다소 불편하지만 마음 편한 외진 곳으로 가서 밤새도록 책을 읽고, 새하얀 원고지에 뭔가를 끊임없이 끄적이는 그런 삶을 지금 나는 희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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