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記/이 생각 저 생각

강간을 소재로

펜과잉크 2007. 9. 20. 11:52

 


아침에 출근하여 내부망 업무보고를 클릭하니 간밤의 인천 시내 각종 범죄 상황이 눈에 들어옵니다. 총 11건의 사건 범인을 검거하였는데 그 중 5건이 강간 사건이네요. 휴가 나온 군인이 친구들과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아가씨들을 인근 모텔로 데리고 가 2개 방실로 나눠 입실케 해놓고 순번을 정해 간음한 것을 비롯하여 변심한 애인을 폭행 후 항거불능에 빠뜨리고 간음한 청년도 있습니다.


그 중 한 건은 18세 고등학생이 남의 집 열린 창문으로 들어가 숨어 있다가 외출했다가 들어오는 35세 부녀자를 청테이프로 묶고 강간하기도 했네요. 공교롭게도 그녀는 혼자 사는 이혼녀로서 범인들 입장에서 보면 '대민봉사'라고 둘러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놈이 있거든요.


번 벌로의『매춘의 역사』라는 책에선 인간의 역사가 시작되면서 절도범과 경찰제도와 매춘이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이 세 가지는 인류가 존재하는 한은 없어지지 않는 요소들이지요. 물론 한국의 어느 외곬수 대통령은 '한국에서 매춘을 없애겠다'는 취지로 여기저기 특정지역(매춘굴)을 파 엎는 시도를 했습니다만 전문가들은 그 효과에 대하여 그리 호의적이지 못합니다.


예를 들어 인천의 '엘로우하우스'나 부산의 완월동 같은 특정지역은 항구를 경유하는 세계 각 국 선원들의 휴양지일 수도 있으니까요. 외국 선원뿐이 아닙니다. 인간의 성욕은 본능과도 같아서 돈을 두고 성을 팔고 사는 문제에 대하여 국가가 지나치게 간섭하면 역효과로 이어질 우려가 크지요. 그 중 하나가 바로 성범죄입니다.


판례 하나를 소개하겠습니다. 어느 여성이 낯선 남자에게 끌려가 개울가에서 강간을 당하는 상황입니다. 범인은 여성의 등짝 밑에 돌멩이 하나를 괴어놓고 짓눌러 여성의 신경을 분산시킨 후 옷을 벗기고 간음을 했습니다. 피해 당하는 여성의 입장에선 다음과 같이 애원할 수도 있겠지요.
'제발 돌멩이 좀 빼고 합시다.'
그런데 '돌멩이 좀 빼고 하자'는 말을 했다는 이유로 법정에서 강간(强姦)이 화간(和姦)으로 둔갑해버리고 말았습니다.
'아아, 제발 돌멩이 좀…' 까지만 했어도 그런 일은 없었을 텐데 말입니다. 한 마디로 웃기는 법이지요.


강간사건은 특별한 경우를 빼곤 평소 아는 관계에서 이루어집니다. 아는 오빠, 친구, 동창 관계 말입니다. 위에 열거한 고등학생의 경우도 평소 그 집에 여자 혼자 사는 걸 알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낮에부터 빈집에 들어가 기다리고 있었겠지요.


어제는 과거 함께 근무했던 직원을 아주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지금은 서로 부서를 옮겼지만 한때는 가족보다 붙어있는 시간이 더 많았던 사이였지요. 1991년 양평일가족(시조사 편집부장 가족) 생매장 사건 때 대전 유성호텔 앞 사거리 총격전 현장에서도 함께 있었던 사이입니다. 우리만 있는 줄 알고 권총을 날렸는데 맞은편에서 강릉서 형사들이 권총을 난사해 죽을 뻔한 경험이 있습니다. 유탄이 차량 본 네트에 퉁겨 날아가는 소리가 어릴 때 양철통에 새총을 쏘았을 때와 비슷했습니다.


그 때 현장에서 오*환만 검거되고 이*준은 어깨 관통상을 입고 인근 아파트 옥상으로 도주하여 과다출혈로 죽었지요. 윤*필도 이마에 총상을 입었으나 택시로 영등포역까지 도주하였다가 택시기사의 신고로 지척 여인숙에서 붙잡혔습니다. 다음 해 두 사람은 사형을 당했지요.


마지막에 유성호텔 앞 총격전 얘기를 꺼낸 이유는 오*환을 비롯한 두 사람도 낙산사 인근 소나무 밭에서 신혼부부를 상대로 강도 짓을 하면서 신부를 강간했거든요. 신랑을 근처 소나무에 묶어놓고 말입니다. 그 후 양평을 지나오다가 마주 오는 차량을 세운 뒤 일가족을 끌고 산에 올라가 생매장을 해버립니다. 죄질이 불량하기 그지없습니다.


내일이면 다시 금요일이군요. 그리고 곧 명절 연휴가 시작됩니다. 이번 추석도 모두 뜻깊은 시간들로 장식되길 바랍니다. 성묫길 뱀 조심하시고, 술 취해 가지고 부모님 앞에서 형제끼리 '니기미 쑥떡'이니 '니기미 뽕'이니 하는 싸움도 없길 바랍니다. 가령 노부모 모시는 문제를 놓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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