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관련/부모님 자료

[스크랩] 아버지

펜과잉크 2009. 1. 9. 18:05

 

 

 

 

작년 말,

고향집에 전화 걸었을 때 아버지께서 음식을 잡숫지 못하고 넘긴 음식물도 곧 토하신다 하여 쉬는 날 내려가 OO대학교 병원으로 모셨다. 이왕 어머니까지 종합진료를 해드렸다. 어머니는 뇌경색 초기라는 진단과 함께 두 달치 처방전을 써주는 것이었다. 문제는 아버지였다.

 

이미 부여성요셉병원 1내과에서 두 번에 걸쳐 위(胃) 내시경 및 조직검사를 받은 상태라 -부여성요셉병원에선 일체의 병적 증상이 발견되지 않는다는 소견- 소화기내과 진료가 무의미했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여 위 내시경 촬영및 조직검사, 혈액검사, 심전도검사, 전신화 단층 촬영 등을 해드렸다. 다시 집으로 모신 후 인천으로 올라왔다. 12월 30일 담당의사와 통화 -환자 보호자로서 의사랑 통화한다는 게 쉽지 않지만 저윽한 톤으로 위장하고 대학총장이나 부장검사처럼 무게를 잡으면 '언능' 바꿔줌. 경험임-한 바, OO대학교 병원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답변이었다. 아울러 서울 아산현대병원, 강남성모병원, 연세대세브란스병원, 서울대학병원, 삼성의료원을 추천해주는 것이었다. 진료의뢰서에 기재된 의사 소견은 다음과 같다.

 

- ...절치 하방 약 26cm 부근에 음식물의 정체가 관찰이 되고 있으며 그 하방으로부터 약 30cm 내강으로 돌출된 마치 외부에서 자라 누르는 양상의 병변이 있어 조직 검사를 시행... 상기 환자의 결과 경부 섭취의 장애및 구역, 구토로 래원하여 검사상 중부 식도 부근에 esophageal SMT, malagnant GIST 양상의 병변이 있어 흉부 전신화 단층 촬영상 6.5cm 크기의 병변으로 수술적인 치료를 위해서 전언 드립니다.-

 

의사와 통화를 마친 나는 esophageal SMT, malagnant GIST 용어에 대해 알아본 바, 식도 점막화 종양과 악성 위장관기질 종양이란 사실을 알았다. 즉시 현대아산병원에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거긴 가장 빠른 예약이 1월 20일이었다. 묘안을 짜던 중 강남성모병원 OOOO실 실장인 지인에게 부탁하기로 했다. 지체없이 전화를 걸었다.

"자네에게 딱 하나만 부탁하세. 아버지를 하루라도 빨리 모실테니 날짜를 최단으로 당겨주게나."

그는 내 어투에 동조하며 곧 답변을 주겠노라 했다. 잠시 후 전화가 온 바, 1. 13. 10:00경 VIP 환자로 접수했으며 국내에서 알아주는 OO외과 집도의로 배정했다는 것이다. 그 의사가 외국 출장을 마치고 전날 귀국한단다.

 

부모님을 가장 존경하는 맏이로서 당장 소원이 있다면 수술이 무사히 마쳐지길 바라는 일념뿐이다. 아버지의 치료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할 각오가 되어 있다. 돈이 필요하면 다 갖다 바칠 생각이다. 집 팔고, 통장도 깨고, 안 되면 악기, 만년필까지 몽땅 처분하겠다. 돈은 훗날 시골 땅만으로 충분하다. 그런 건 안중에도 없다. 아버지를 완쾌시켜 드리는 것만이 급선무다. 칠순 후반 노인으로 어려운 수술이 되겠지만 아버지를 믿는다. 아버지는 어떤 일도 잘 해내신다.  

 

 

 

 


     아버지는 힘이 세다

                                      김 용 화



    아버지는 힘이 세다

    세상 누구보다도 힘이 세다

    손수레에 연탄재를 가득 싣고

    가파른 언덕길도 쉬지 않고 오른다

    꼭두새벽 어둠을 딛고 일어나

    국방색 작업복에 노란 쪼끼를 입고

    통장 아저씨를 만나도

    반장 아줌마를 만나도

    허리 굽혀 먼저 인사를 하고

    이 세상 구석구석

    못 쓰게 된 물건들을 주워 모아

    세상 밖으로 끌어다 버린다

    나를 키워

    힘센 사람 만들고 싶은

    아버지

    아버지가 끌고 가는 높다란

    산 위에

    아침마다 붉은 해가 솟아오른다 

 

                                                                - 全文-



 

 

 

아버지께서 속히 완쾌되셔서 예전처럼 오토바이 타고 면 소재지 다방에 출입하시고 삼시 세끼 장정 못지 않던 식욕을 되찾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문득 아버지 오토바이 짐받이에 타신 어머니 모습이 그려진다. 두 분이 무병장수하시길...

 

 

 

 

 

출처 : 인천문인협회
글쓴이 : 류종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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