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고향집에 내려가 어머니를 모시고 왔다. 연수동 힘찬병원에서 척추 및 무릎 부위 치료를 받기 위함이었다. 근데 인천에 도착해보니 뇌졸증 약을 빼놓고 온 게 아닌가. 대비가 필요했다. 충남대학병원 신경외과로 전화를 걸어 어머니 처방전을 팩스로 보내달라 했다. 그러나 아버지 때처럼 당사자나 보호자의 방문 없이 팩스밀리로 전송해주는 예가 없다는 단언이었다. 수화기를 놓은 후 궁리한 끝에 달리 방도가 없다고 판단되어 충남대학병원에 약 15회 가량 집요하게 전화를 걸었다. 사정하고, 매달리고, 하소연하고, 따지고, 다시 사정하길 수 차례……. 이 자리에서 병원측에 미안하다는 말을 전한다. 솔직히 달리 방도가 없었다. 아무튼 충남대학병원 신경외과에서 의사 처방전을 보내주어 인천의 아는 약국 팩스를 통해 무사히 받았다. 팩스본 가지고 어머니를 병원으로 모시니 뇌졸증 관련 처방전을 써주는 것이었다. 근처 아는 약국에 가서 열흘 분 약을 조제했다. 의료보험 이중 수혜자로 밝혀져 일반 약값을 지불하는 한이 있어도 어쩔 수 없는 일……. 복용을 중단할 수 없으니 말이다.
조제약(클릭시 원본으로 확대됨)
힘찬병원 진료 예약은 4. 23. 13:40분이었다. 척추와 양쪽 무릎 부위 정밀 진단과 함께 치료를 병행할 목적이었다. 그런데 2005. 12월경, 어머니가 대전의 병원에서 무릎 관절 수술을 받은 전력이 있으므로 당시 간호를 봤던 여동생에게 물어 병원을 알아냈다. 의원이었는데 훗날 병원으로 확장하여 다른 동네로 이전해있는 상태였다. 역시 전화를 걸어 수술 자료를 팩스로 보내달라 했다. 이번에도 퇴짜였다. 환자나 보호자의 방문 없이 팩스를 통해 병원 자료를 외부로 유출할 수 없다는 대답이었다. 그러나 그 정도에서 단념하고 돌아설 내가 아니다. 각오했던 일! 이번에도 전화로 사정하고, 어르고, '닦고, 조이고, 기름칠'하고……. 열 댓번은 전화했던 것 같다. 나중에 병원 직원이 '호호' 웃으면서 보내주겠단다. 그것도 전송이 불량하면 다시 전화하라나? 얼마나 고마운 일이냐. 끈기와 열정은 쇠도 녹인다.
2005. 12월 K병원 수술 기록 팩스본(클릭시 원본으로 확대됨)
팩스본을 확보한 나는 비로소 병원에 갈 힘이 생겼다. 정형외과 전문의에게 대전 K병원 수술 기록을 보여주면 결정적인 자료가 될 것이었다.
병원에 도착하니 온통 환자들이었다. 80%는 노인들이고, 간혹 젊은 사람도 눈에 띄었다. 허리나 관절 환자가 대부분이었다. 13:40경에 접수를 한 후 16:40경까지 세 시간 가량 정밀 진단을 받았다. 척추 부위 통증에 대한 치료는 신경외과에서, 양 무릎 관절에 대한 치료는 정형외과에서 각각 맡았다. 나는 x-ray와 CT 촬영이 이루어지는 영상촬영실 외엔 어머니를 따라 다니며 전문의 소견을 청취하고 추후 일정에 관해 협의했다.
병원에서 의사 소견을 기록한 메모(클릭시 원본으로 확대됨)
먼저 무릎 x-ray 촬영 결과 왼쪽 무릎 관절 연골이 닳아 위아래가 붙어있는 상태였다. 2005년 수술 기록 팩스본을 보여주니 의사가 '아~' 하면서 짧게 탄성을 지른다. 결정적인 자료였으리라. 오른쪽 관절은 아직 상태가 양호하여 주사기를 통한 보완 치료 정도로 마무리 짓고 왼쪽 무릎 관절 부위 수술과 관련된 본격적인 대화를 나눴다. 오는 5. 11일 입원하여 5. 12일 수술하기로 했다. 수술 후 10-14일 가량 입원 치료가 필요하고 이 기간 중 재활 치료까지 병행한다는 것이다. 정형외과는 1층 11호 전문의 정진원이었다.
이어 1층 17호실로 이동하여 척추 신경 부위에 대한 진단 소견을 청취하였다. 척추 x-ray및 CT 촬영 결과 협착증이 심해 수술하지 않으면 보행이 힘든 지경이란다. 어머니께서도 의사의 질문에 성실히 답변하셨다. 조금만 걷다 보면 앉아 쉬어야 할 형편이라고……. 그게 다 척추 협착증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진에서도 신경이 쪼그라들어 협소하게 관찰되었다. 수술은 1시간 가량으로 크게 어렵지 않으며 수술 후 이틀만에 정상 보행이 가능하다는 얘기였다. 척추쪽에 무게를 두고 있던 나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척추 수술은 5. 12일 양 무릎 관절 수술이 있고부터 1개월 경과 후 '환자'가 건강을 되찾았을 때 실시하기로 했다. 수술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면 어머니는 예전과 같이 걸으실 수 있을 것이다.
입원관리실에서 받은 입원환자 안내문(클릭시 원본으로 확대됨)
최종적으로 수납 창구로 이동하여 진료비를 계산했다. 예상한만큼 나왔다. 그래도 종합병원이나 대학병원처럼 x-ray및 CT 촬영비가 비싸지 않다. 뭐든 전문병원이 최고다.
진료비 계산서(클릭시 원본으로 확대됨)
오늘 14:00경, 어머니 뇌경색 관련 진료 받은 M병원에 전화를 걸어 처방전을 힘찬병원으로 팩스 전송해줄 것을 부탁했다. 인천 시내 병원이고, 또 내 신분을 정확히 알고 있어서인지 즉시 보내주겠단다. 어제 힘찬병원 측에서 현재 복용중인 약품에 대한 검사가 필요하다 해서였다. 수술 환자가 복용하면 안되는 약이 있을지 모른다는 것이다.
15:09경, 힘찬병원으로부터 전화 통화로 어제 검사 받은 결과를 전해들었다. 아울러 수술 일주일 전, 그러니까 5. 6일경부터는 현재 복용중인 뇌졸증 관련 약에서 아스트릭스란 캡슐을 빼고 복용하라는 말도 곁들였다. 부디 어머니 수술이 무사히 끝나 그토록 소원하시는 건강을 되찾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힘찬병원과 통화 중 메모한 자료(클릭시 원본으로 확대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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