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P 직업 종사자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절친한 사람 중 P는 한 명도 없다. 굳이 친한 관계를 유지하고 싶지 않다. 그 이유로 몇 가지를 꼽을 수 있는 바, 첫번째는 의심이 많기 때문이고, 두번째는 부정적인 사고가 강하기 때문이고, 세번째는 권위적이기 때문이고, 네번째는 무식한 놈들이 많기 때문이고, 다섯번째는 거짓말을 잘하기 때문이다. 아무튼 제대로 된 인간들이 드물다.
대부분의 P들은 누가 뭔 말을 하면 일단 의심부터 한다. 참 나쁜 인간성이다. 상대를 의심해야하는 직업이라지만 의심부터 하고 보는 그들의 사고관은 결코 합리적일 수 없다. 스스로 그게 일종의 병(病)이라는 걸 모른다. 무슨 말을 하면 의심하며 반문하고 재확인하려 든다. 이런 사람들이 싫다. 그래 가까이 지내고 싶지 않은 것이다. 의심병은 부정적인 가치관과도 통한다. 세상을 긍정하지 않고 부정적인 시각으로만 보려는 태도 역시 몹쓸 병(病)이다. 자신만이 옳고 다른 사람은 그릇되었다고 믿을테니 말이다. 또한 그들은 권위적인 요소가 매우 강한데 약자 앞에서 더욱 뚜렷이 부각된다. 아울러 무식한 사람들이 많다. 전자 주민등록증이 나오기 전 한문으로 기재된 주민등록증의 민원인 이름을 몰라 수시로 묻는 사람이 있을 정도였다. 그뿐인가? 거짓말을 잘한다. P 직업엔 나이가 줄어든 사람이 유난히 많은데 이는 나이를 속여 자신을 높게 보이려는 가식에서 비롯되는 발상이다. 마지막 항목에서 부연할 게 있는데 어느 직원이 신축 아파트에 당첨됐다면 주변 사람에게 그 사람을 소개하는데 있어 '돈이 엄청 많은 사람'이라 하거나 '저 사람 꽤 부자야' 어쩌고 하면서 물욕에 눈이 어두운 속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왕지사 말이 나와서인데 P는 도대체 '개혁'을 모르는 집단 같다.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월 1-2회 강당에 집합시켜놓고 3-4시간 동안 주입식 교육을 통해 A4 1/2 크기 종이에 참석 사실을 적어 제출하게하는 인사평가 시스템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으니 말이다. 세상의 흐름에 적응할 줄을 모른다. 인터넷에 의해 좌우지되는 판에 아직도 20년 전 방식을 고수하니 한심하기 그지없다.
간혹 어디서 P가 음주운전 사고를 내거나 부조리에 연관되면 당사자에 대한 조치 외에도 전 직원을 상대로 주입식 교육을 강요하는데 그런 식으로는 절대 올바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리라 믿는다. 세뇌교육에 만전을 기해도 사고칠 인간은 사고 치게 되어 있다. 왜 한 명의 부도덕한 사람 때문에 전 직원이 시달림을 받아야 하는가? 이해할 수 없다.
앞서 말한 의심병은 자칫 치유불능의 파멸을 몰고 올 수도 있다. 세상을 긍정과 낙관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갖춰야 한다. 그럼으로써 스스로 파멸의 구덩이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