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記/이 생각 저 생각

우울증

펜과잉크 2009. 5. 1. 18:04

 

 

 

 

 

트럼펫을 들고 연습실을 찾았다. 아버지 돌아가시고 65일 만이다. 하지만 20분도 채 안되어 문을 나섰다. 대체 악기를 불 신명이 안 나는 것이다. 기력이 없으니 음정도 엉망이었다. 트럼펫만이 아니다. 아버지 49재를 모시면 다시 하겠노라던 기타도 아직 꺼내보지 않았다. 심적인 여유가 없다. 가족들과의 대화도 끊어졌다. 혼자이고 싶다. 얼마 전엔 하나뿐인 여동생에게 난생 처음 악다구니를 쳤다. 나이 어린 년에게 무시당한다 생각하니 쫓아가 죽여버리고 싶었다. 창밖의 사람들은 왜 다들 힘이 없어 보일까? 자꾸 가라앉아 아무 것도 시도하지 못한다. 우울증일까? 아버지는 왜 한 번도 꿈속에 오시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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