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記/이 생각 저 생각

이별의 곡(Chanson De L'adieu, Fr 쇼팽) - 클래식기타

펜과잉크 2009. 10. 26. 00:53

 

 

 

 

 

 

며칠동안 기타에 매달려 살았다. 원래 집중력을 발휘하여 몰입하는 스타일이라 마음 먹고 푹 빠졌다. KIA대 SK의 한국시리즈 야구를 시청하면서도 스케일을 연습했다. 박성문 선생님 교재를 복습하는 방법으로 초기 단계부터 훑었다. 몇 시간을 고정된 자세로 연습하다보니 몸살 기운이 몰려올 때도 있었다.

 

문득 어린 시절 추억이 떠오른다. 고향에서의 추억이다. 사춘기 시절, 사촌동생 석원이에게 통기타가 있었다. 대천에서 학교 다니던 석원이는 방학마다 큰집에 와서 살았는데 꼭 기타를 가져왔다. 큰집엔 할머니가 계셔서 행동이 부자연스러웠는지라 가까운 우리집에서 지냈다. 우린 사촌이었지만 형제나 다름없었다. 그 시절, 가장 즐겨 다룬 악기가 바로 통기타였다. 석원이는 기타 코오드를 줄줄 외웠다.

 

한창 호기심 많던 시절이라 가요책에 나오는 코오드에 금방 익숙해졌다. 하이 코오드를 제외한 기본 코오드 어지간한 건 무난히 칠 수 있었다. 어느 날은 하얀 달빛 아래 동구밖 묘 언덕에서 오래도록 기타 치며 노래 불렀다. 당시 통기타로 즐겨 부른 곡을 떠올리면 양희은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같은 것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그 다음 이종용의 <너>, 어니온스의 <편지>... <연가>, <비둘기 집>, <아름다운 것들>, <등대지기>, <사랑의 기쁨>, <사랑해> 정도가 아니었을까?

 

기타를 뜯노라니 사촌동생이 많이 그립다. 사촌동생을 생각하며 Fr.쇼팽의 <이별의 곡, Chanson De L'adieu>를 몇 번이나 반복했다. 아래 사진은 평소 즐겨 연습하는 <이별의 곡, Chanson De L'adieu> 악보다. 지금 생각하면 옛날은 참으로 아름답고 순수했다.

 

  

 악보 원본은 사진을 클릭하여 확인할 수 있다.

 

 

 

어려움 없이 큰 사촌동생은 강남에서 화장품 매장을 하다 IMF를 맞고 지금까지 허덕이듯 산다. 아파트 한 채는 건진 것 같은데 제수씨 명의로 해놓고... 아무튼 언젠가부터 전화 통화마저 수월하지 못하다. 부자 3대(代) 없고 가난뱅이 3대 없다더니 따지고 보면 인간사는 참 허무한 것 같다. 우리가 다시 예전의 시절로 돌아갈 수 있을까? 그리워라! 마침 카메라를 들고 눈 앞을 오가는 막내아들을 불러 찍었다. 

 

    

 

 

 

 

아래는 유튜브 사이트에서 퍼온 <이별의 곡, Chanson De L'adieu> 연주 동영상이다. 연주자가 일본인 같은데 확실치 않다. 직접 연주한 동영상을 올려야 하는데 장비가 없어 기회를 미룬다. 시간이 삼경을 지나 새벽으로 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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