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한 우리 가족의 구성원 꿈돌이다. 비록 유기견 출신이지만 함께하는 동안 성심껏 돌볼 것이다. 물론 개가 있어 위생적인 면에서 불리할 수도 있다. 하지만 관리만 잘하면 하자 없다. 인간의 가장 더러운 부위가 똥구멍인지 발바닥인지 혼동할 수 있지만 정작 손바닥이나 혓바닥인 것이다. 인체 부위에서 손과 혀(정확히 말하면 목구멍이 시작되는 부위)에 가장 많은 세균이 살고 있단다.
가족 구성원 어쩌고 해도 침실 같은 데엔 접근하지 못하게 한다. 아래 사진은 거실에서 낮잠에 빠진 아들을 찍었는데 꿈돌이 녀석에게 베개를 빼앗긴 모습이 우스꽝스러워 카메라로 찍었다. 안 보는 사이 저렇게 떡하니 제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다.
퇴근하면 곧잘 꿈돌이랑 놀아준다. 내가 아니면 꿈돌이는 구청에 의해 안락사 당했을지도 모른다. 관내를 지나가다가 낯선 아주머니의 품에 안긴 꿈돌이를 발견한 게 인연이 되었다. 눈빛이 예뻐 아주머니에게 훗날 새끼를 분양 받을 수 있겠느냐 묻자 수컷 유기견이라면서 구청 당직자가 인수하러 오는 중이라는 대답이었다. 그래 급히 구청 당직실에 전화 걸어 올 필요 없다 해놓고 우리집으로 데려왔다. 벌써 이년이 가까워온다. 꿈돌이는 우리집에 와서 골격이 단단한 성견이 되었다.
언제 봐도 귀엽다. 다만 어디까지나 경계를 그어야 할 동물이므로 타인에게 혐오감을 줄 정도의 지나친 애정 표시를 자제하려 한다. 지나친 친절이나 과잉보호는 꿈돌이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TV를 보면서...
사실 딸아이 결혼으로 바짝 긴장했다가 맥이 풀어져 몇 시간을 저렇게 거실에 누워 뭉기적거렸다. 내일쯤 하객들에게 마저 답례 문자를 전송해야겠다. 청첩장 기안하여 인쇄하고, 부치고, 예식을 치른 후 감사 문자를 보내기까지 고역이 아닐 수 없다.
어젠 본서 구내식당 들러 각 사무실로 음료수를 돌렸다. 음료수 값만 20만원이 넘었다. 이것저것 따질 필요 없다.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신 분들에겐 도리를 갖추는 게 예의다. 내가 근무하는 사무실 직원 57명에게도 추어탕 한 그릇씩 대접해드릴 것이다. 어제 점심 식사부터 시작했다. 한 분도 빠짐없이 대접할 생각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가장 행복한 때는 집에서 나만의 편안한 자세로 휴식을 취하는 순간이다. 모든 짐을 벗어놓고 누으니 세상 시름이 사라진 기분이었다.
꿈돌아, 오래도록 우리 함께 살자구나. 넌 참 예쁘다. 착하다. 사랑한다! 근데 옛날 주인이 네 아랫도리를 수술로 없애버렸니? 불알이 없다. 불알 없어도 괜찮다. 잘 먹고 건강하렴.
사진을 다시 봐도 귀엽다. 착하다.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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