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記/이 생각 저 생각

두 가지 단상

펜과잉크 2011. 6. 22. 11:50

 

 

1.

 

직원 중에 배드맨턴을 아주 잘치는 사람이 있다. 우연히 이 사람의 '벽치기'를 봤는데 몸이 펄펄 날아다녔다. 그러다가 졸도하여 경찰병원에 실려간 적도 있지만 -경찰병원에서 병명을 모른다 했다 함. 자신도 운동 중 왜 갑자기 졸도했는지 모른다 함. 그 전후로 유사한 일이 한 번도 없었다 함. 그때만 문제였나 봄 - 정상을 되찾아 여전히 배드맨턴 마니아 길을 걷고 있다. 참고로 나는 배드맨턴에 1%의 관심도 흥미도 없다.

 

이 직원은 출근 전 매번 운동을 하는 것 같다. 항상 츄리닝 차림에 목에 수건을 걸친 상태로 나온다. 등엔 배드맨턴채가 들어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배낭을 짊어졌다. 

 

사무실에 나오면 남들처럼 2층으로 올라가 회의준비를 하는 게 아니라 사무실을 오락가락한다. 커피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고, 휴대폰 충전기 있는 곳으로 가서 소모품을 만지작거리기도 한다. 담배를 물고 -불을 붙이지 않은 채- 책상 앞을 지나다니기도 한다.

 

사람에 따라 보는 관점이 다르겠지만 내가 만일 그 직원을 고용한 그룹 회장이라면 당장 해고시켜버릴 것이다. 기본자세가 글렀다. 근무를 하러 나온 건지 수건 두르고 꼴을 베러 나온 건지 알 수가 없다. 나이 사십대 중반이면 세상 물정을 알 때도 되었건만 답답하기 짝이 없다. 자영업자도 아닌 멋대로의 행실이 빵점짜리 결격 인격체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2.

 

하루를 시작하면서 긍정적인 마인드로 임하면 기분이 좋다. 업무가 흥겹다. 밝은 표정과 활기찬 몸놀림은 바라보는 이에게 활력을 준다. 반면에 부정적인 마인드는 상대방에게도 어둡고 칙칙한 분위기를 제공한다. 가볍고 흥겨운 쪽보다는 무겁고 우울한 쪽을 먼저 연상하게 한다. 이런 마인드는 결코 좋지 않다. 당사자는 물론 상대방에게까지 부담을 안기는 것이다.

 

무슨 용건으로 전화 거는 사람은 자신의 목소리를 한 번 더 다듬어 밝고 단정한 톤으로 말했으면 좋겠다. 남편 출근시키고 자식 학교 보낸 뒤 부족한 잠을  보충하느라 한판 늘어지게 드러누워 퍼진 후의 무기력한 톤으로 건네는 억양을 어찌하여 당사자는 전혀 모르고 있을까? 그런 톤으로 말하면 상대가 '음, 목소리가 섹시하군. 멋있군' 생각하는 걸로 착각하는 건 아닌지... 사무실에서 눈코 뜰새없이 바삐 움직이면서 섹시하고 멋있을 여유가 어디 있나? 비는 퍼부을 태세이고 길은 멀고 똥은 마려운데... 오줌 누고 자지 털 틈조차 없을 때가 수두룩하다. 손에 쥐어줘야 깨우치는 영아처럼 모든 걸 학습해야 하는 인격체라면 참으로 심각하다. 세상을 긍정의 마인드로 내다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