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記/이 생각 저 생각

아아, 김성섭 부대장님

펜과잉크 2011. 6. 25. 03:15

 

 

 

소장 김성섭!

존경하는 부대장님...

설악산중 가리산리에서 특수훈련 받을 때,

한 번은 주말 밤을 맞아 전우들과 

부대 앞 '하얀집'에 잠입하여 술을 마셨지요.

아무도 몰래 뒷방에 숨어 마셨습니다.

자정이 임박했을 때

누군가 문을 박차고 들어서는 이가 있었습니다.

흐린 불빛 속의 그는 바로 부대장님이었습니다.

악명 높은 별명의 까치독사 김성섭 부대장님!

저희들을 보자 눈을 부릅뜨고 큰소리로 말씀하셨지요.

어딘가 바깥을 향해

"어이, 아침에 이놈들 전부 영창 보냈!"

부대장님은 문을 꽝 닫고 나가셨습니다.

허리엔 예의 지휘관용 권총을 차고 계셨지요.

전우들은 일순 긴장했습니다.

좌중이 얼어붙듯 했어요.

그때 제가 용기를 냈습니다.

"부대장님을 뵙고 오겠습니다."


저는 밖으로 나왔습니다.

그런데 부관은 안 보이고

저만이 웬 양장차림의 여인이 서 계셨습니다.

부대장님은 어둠속에서 씩씩 담배를 피우고 계셨고요.

가만히 보니 사모님이었습니다.

당시 사모님은 자녀들과 함께 서울에 사셨습니다.

주말에 부대장님을 만나러 오신 것입니다.

강원도 인제군 설악산 가리산리...

 

용기를 내어 사모님께 말씀드렸습니다.

"부대장님이 저희들을 영창 보내시겠답니다."

그러자 사모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영창요? 걱정말아요. 저 분은 제 말은 다 듣습니다. 들어가세요."

저는

그날 밤의 사모님 말씀을 잊지 못합니다.

 

이튿날,

아무도 영창에 가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게 사모님 덕분이라 믿고 있습니다.

 

사모님, 건강하세요.

저희 703특공대 전우들은

영원히 부대장님을 존경하고 받들 것입니다.

 

 

 

 

 

 

예비역 육군 소장 김성섭(陸士) 부대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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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시절의 부대장님 

 

 

 

 

 

703특공대 시절의 부대장님과 사모님

 

 

 

 

 

 

 

703 특공부대장 시절,

자녀분들을 바라보시며 흐뭇해하시는 부대장님...

자녀분들도 모두 훌륭히 성장했다 들었습니다.

 

오른쪽 허리의 권총이 살짝 보입니다.

저 권총...

권총에 얽힌 비화를 기억하는 전우들이 많을 것입니다.

곧잘 권총을 뽑아 다 쏴 죽이겠다고 호령하셨지요.

 

손목시계를 끌러 '내 결혼시계다.' 하시며 부하들에게 건넨 적도 숱합니다.

전우들은 결혼시계가 아닐 거라 믿으면서도

부대장님으로부터 하사받은 그 손목시계를 자랑스럽게 차고 다녔습니다.  

어제 같은 일들입니다.

 

 

 

 

 

 

 예비역 육군 소장 김성섭. 오른쪽이 사모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