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집에도 다녀올겸 중학교 동창회에 참석했다. 네 개 교실에 약240명의 동창생이 있는데 남녀 성비를 따지면 170명대 70명 가량 될 것이다. 올해는 2회로 65명 가량 참석했다. 나로선 첫 참석이다. 여자동창생이 몇 나왔는데 이름이 생각나는 동창생은 둘 뿐이었다. 하나는 우리 동네 경자이고, 다른 동창은 아이스께끼 공장집 딸이었던 선희였다. 다른 동창생은 기억에 없었다. 35년만의 만남이었으니 어쩔 수 없다.
군청 과장으로 근무하는 동창생과도 인사를 나눴다. 그는 동창생이지만 이모부의 동생이라 사돈지간이기도 하다. 몇 년 전 면사무소 근무를 끝으로 군청에 올라가 지금까지 4-5년간 재직중이다. 그 동창생이 고향 면사무소에 근무할 때 아버지도 자주 뵈었으리라 믿는다.
그가 반가운 얼굴로 내 손을 꽉 잡고 '아버지는 건강하시지?'하고 묻는다. 뜻밖의 질문에 감정이 복받치면서 '응...'하고 간신히 대답했다. 손을 놓고 돌아서서 나는 끝내 눈물을 훔쳐야 했다. 친구에겐 여전히 오토바이 타고 하루 한 두번 면사무소 앞을 지나다니실 분으로 남아계신 아버지... 아버지 돌아가신지도 어언 2년5개월이 흘렀다. 내 인생에 2년5개월을 지울 수 있다면 나는 정말 아버지께 잘해드릴 것이다.
* 효녀심청 : 아버지께서 좋아하시던 옛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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