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인천문협 까페 자유게시판이 조루증 환자처럼 풀이 죽어 제기능을 완전히 상실한 듯이 보인다. 시알리스로 무장한 말뚝은 아니더라도 능히 사십분은 리드할 줄 알아야 하는데 이건 몇 번 깔짝거리다가 무너지는 형이다. 물론 나만의 착각일 수 있다. 하지만 진정성이 담긴 글이 사라지고 마임축제를 구경하러 오라느니 고택음악회니 지훈예술제를 홍보하는 글이 주를 이루는 현상은 까페의 침체를 더욱 앞당기는 결과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저런 글을 누가 클릭하는가? 나도 클릭하지 않겠다.
세상엔 약방의 감초같은 존재가 필요하다. 창경원을 떠올리면 원숭이가 연상되듯이 말이다. 우리 어린시절엔 '창경원 = 원숭이'란 등식이 성립됐다. 군대 입대 전까지 서울 구경을 못하고 살아온 나같은 산골 벽지학교 출신도 어려서부터 '창경원 = 원숭이'란 고정관념에서 탈피하지 못했다. 인천문협 까페에도 원숭이처럼 재주 부리는 'monkeytic'한 인간이 필요하다. 정좌(靜坐)의 포지션으로 신사임당이나 실학사상의 선구자처럼 무게 잡아봤자 쓸데없는 거품일 뿐이다.
연말이 다가오니 인천문학상에 관한 궁금증이 되살아난다. 금년도 인천문학상 수상자는 누가 될 것인가? 인천문학상 후보자는 어떻게 결정되는가? 길게 설명할 것 없이 인천문학상은 당해년도에 저서를 발간한 인천의 문인 중 작품성이 가장 뛰어난 사람에게 주어진다. 그렇다면 과연 작품성만을 가지고 논할 문제인가? 더러 이 부분에 의문을 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달리 생각할 여지가 없다. 문학상이니만치 오직 작품성만으로 정해져야 한다. 문학상에 무슨 공적이 필요하고 인천문협에서의 활동상을 논하는가? 인천문협 발전에 지대한 공(功)이 있는 사람은 인천문화상 공적상 같은 걸 수상함이 마땅하다.
내 주장에 반론이 없지 않을 줄 믿는다. 그렇다면 보라! 작년도 인천문학상 수상자 이성률 회원의 경우 작품성말고 인천문협에 무슨 기여를 했는가? 이름 석 자 등재한 것 외엔 달리 활동한 전력이 없다. 내 경우 이름만 어렴풋이 알고 있었을 뿐 인천문협을 통해 그를 직접 본 건 인천문학상 시상식이 있던 작년도 송년회에서였다. 그것도 잠시, 연초에 두어번 인천문협 행사에 나타나더니 그 후론 다시 예전으로 환원했다. 아무튼 이성률 씨처럼 작품성이 뛰어나면 인천문협 회원으로서 오프라인 활동을 하지 않고도 충분히 후보자 대열에 설 수 있는 것이다. 올해도 인천문학상 후보를 놓고 몇 분이 거명되리라 믿는다. 하지만 이미 회원들은 금년도 저서를 발간한 회원 중 작품성이 탁월하신 분을 따로 기억하실 줄 안다. 거기엔 다른 요소가 개입될 수 없다. 이를테면 불편하고 불필요한 것들 말이다. 노파심이지만 평소의 개인적인 이해관계나 돈독한 정감의 발로가 엉뚱한 각도로 변질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인천문학상은 그야말로 인천문학상 자체로 빛을 발해야 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인천문협 이사회에서 인천시문화상 문인 부문에 김영승 형님이 후보자로 정해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쌍수로 환영하는 바이다. 욕심이라면 인천시문화상 수상자에게 상장과 상패와는 별도로 상금이 5백만원씩 주어진다면 좋겠다. ㄷ시(市)처럼 흔쾌히 1천만원씩 주던가... 대신 명년도 저서를 발간하는 조건을 제시해서 말이다. 얼마나 발전적이고 참신한 반향인가?
인천은 송영길 시장이 문화예술쪽에 관심을 두겠다고 하더니 야당 출신이라 그런지 통 힘이 없다. 안상수 씨가 한 번 더 인천시장으로 당선됐으면 기존의 사업들도 착착 진행중일텐데... 송도는 그렇다치고, 청라지구 혹은 가정오거리 일대 사업들이 지지부진하기 그지 없다. 가정오거리는 야밤에 우범지역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가령 5층짜리 아파트의 경우 대부분 이주하고 최후로 버티는 불빛만이 몇 집 반짝일 뿐인데 이런 집 자녀들은 밤에 계단 오르내리기도 무서울 것이다. 강도가 해머로 문짝을 내리쳐도 모를 정도의 외딴집이 되었으니... 아무튼 현실이 그렇다. 정치 얘기를 하지 않으려 해도 현실이 답답해 숨이 막힌다. 집권 여당 중앙정부에서 어떤 골빈 사람이 야당 출신 시장에게 돈을 주겠는가? 인천시는 2014년 아시안게임을 목전에 두고도 지방세만으로 근근히 끼니를 이어가는 정도에 불과하다. 이런 와중에 인천시문화상 후보자에게 후한 상금을 기대하는 자체가 오산이다.
정치 얘기 조금 더 하고 가자. 얼마 전, 이명박 대통령이 전국시의회 의장단을 청와대로 초빙하여 오찬을 가졌다. 그때 인천시의회 의장이 대통령께 '대통령님, 인천이 지금 곤란을 겪고 있습니다. 2014년 아시안게임 준비를 위해서도 할 일이 많습니다. 인천좀 도와주십시오'라고 말씀드렸다. 그때 이명박 대통령의 일언을 기억하는 분이 있을 것이다.
"인천은 부자 아닙니까?"
원론으로 돌아가 금년도 인천문학상 역시 문학성이 충분한 문인에게 주어지길 바란다. 그리하여 인천문인협회에 가입한 회원들이 오직 문학만을 위해 절치부심할 수 있도록 말이다. 문학상의 순수한 취지가 일관되게 빛을 발할 때만이 인천문협의 무궁한 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 속타 이해를 바란다. 똥 마려운 거 참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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