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자정 무렵 찐빵을 먹은 게 잘못되어 사흘째 호된 고역을 치르고 있다. 예상 외의 속쓰림으로 몸살 기운마저 돈다. 다른 일을 접고 아우와 함께 개를 데리고 수봉공원에 올랐다. 공원길을 천천히 걸으며 생각하니 가까운 곳의 문협 사무실과 각별한 회원들 얼굴이 떠오른다. 문광영 교수님과 최제형 이사님...
인천문협에 가입하여 활동한지도 어언 22년 세월이 흘렀구나! 그동안 내가 얻은 건 무엇일까? 문학을 빌미로 오만한 삶을 살아온 건 아닌지...
집에 와서 사진을 다운 받으니 버릴 게 없다. 나보다도 꿈돌이가 아주 잘 나왔다. 오늘의 주인공은 역시 꿈돌이다. 공원에 나가니 제 세상을 만난 듯 좋아하는 것이었다.
언젠가 달개비꽃을 따다가 으깨어 잉크 대신 펜촉에 묻혀 그림을 그린 것도 수봉공원 길이었다.
이 사진을 찍을 때 정원수 뒤편으로 50대 남자가 백구 진도견을 끌고 지나갔다. 마침 바람이 그쪽에서 불어와 꿈돌이 녀석의 후각이 발동하는 중이다. 신경을 다른 쪽으로 돌리려 해도 동족(?)의 냄새가 나는지 코를 들고 연신 킁킁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