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친한 척, 각별한 척 오버액션을 취해가며 두시럭 떨던 인간들이 애매한 결과물 앞에 쌍수를 쳐들고 추종하는 듯한 모션은 인간의 간사함과 사악함이 어느 정도인가를 가늠하게 해준다. 이 나이에 이르러 변절자로 살기엔 치욕스럽다는 생각뿐이다. 개중엔 이런 인간도 있다. 휴대폰 문자와 카톡을 통하여 '야, 우리는 그 애를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아. 그런데 넌 그 애랑 아주 사이좋게 지내는구나'하는 식의 이간질을 서슴치 않던 인간... '그 애가 널 씹은 글을 읽지 못한 모양이구나' 하면서... 그래 한 번은 어느 글에 날 씹었는지 캐물어 검색해보니 당사자인 내 입장에선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성격의 문장이었다. 그래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자 녀석의 기가 푹 꺾이고 마는 눈치였다. 그 일이 있고 서로 좀 시큰둥한 사이가 되었다. 내 입장에선 별로 가까이 할 인간이 못된다는 판단이 섰다. 제 자신 하나 추스르지 못하면서 남을 뒷담화 치는 인간은 추악해 보여서 싫다.
얼마 전, 무슨 일이 벌어져 동등한 입장에 놓인 사람과 설전을 벌인 적이 있다. 그때 평소 나타나지 않던 놈이 떠억 등장하여 '옛날 버릇 나오는구만' 어떠고 떠들며 나를 노골적으로 공격하고 나섰다. 그때 이런 생각을 했다.
'비겁한 놈, 예전에 제가 시키는대로 특정인을 공격하지 않은 걸 두고 계제에 호기랍시고 복수극을 펼치는구나. 본성이 덜 돼먹은 놈 같으니라구! 당장 푹 고꾸라져도 너 같은 놈 앞엔 절대 굴욕적인 자세를 취하지 않겠다.'
이 시점에서 나는 특별히 침묵하는 사람들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들 중엔 분명 나를 진정으로 이해하려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믿는다. 어떤 사람들은 스마트폰의 기능을 통해 하루에 1-2회씩 인터넷의 정보를 검색한다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듣기에 달콤한 말을 쏟아내느라 정신이 없다. 나로선 사람을 선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닌가 싶다. 평소 각별한 척, 특별한 척 친절의 정도가 지나친 사람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그런 사람들은 등도 쉽게 돌린다. 정말로 굳은 심지의 사람들은 평소 썩 요란을 떨지 않으면서 일련의 상황 앞에 묵묵히 입을 다물고 말없이 지켜보는 시선들이다. 그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 허구와 가식이 판치는 인터넷 세상에서 오래도록 내 안에 간직하고 싶은 이름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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