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는 날,
머슴아가 어머니를 도와드릴 수 있는 일은 저녁밥 짓는 아궁이 앞에 앉아 불 때드리는 일 외엔 없었습니다. 물론 수도가 놓이기 전엔 동네 우물에서 물을 길어다 부뚜막 물독에 들이붓기도 했지만 70년대 초부터 전가구에 상수도가 놓인 우리 고향에서는 더이상 볼 수없는 진풍경이 됐지요. 낮에 말 안듣는 동생 귓볼을 꼬집어 비틀었던 일이 마음에 걸려 동생을 아궁이 앞으로 불러내 꺼져가는 불씨에 묻어둔 고구마를 꺼내 껍질을 까주던 추억이 낯설지 않습니다. 내 살점처럼 소중하고 사랑스럽던 아우들은 훗날 외간집 여자들한테 납치당한 후 큰형에 반감을 갖는 지경까지 이르렀지만 우리의 본심은 어릴 때의 애뜻했던 형제애로부터 조금도 멀어지지 않았다고 자위합니다.
"달영아, 낮엔 형이 심했다. 형이 꼬집은 볼따구는 괜찮으냐?"
그러면서 동생의 따뜻한 볼을 어루만졌지요.
"엉아, 나는 괜찮아. 다음부턴 형한테 대들지 않을게."
"그래. 착하다. 형 호주머니 5백원 있는 거 너 줄까?"
"응~"
그러면서 겨울밤이 깊어갔습니다.
몇 년 후 정년을 맞아 자유로운 삶이 가능하면 내 집에 아우들이 찾아오기를 바랍니다. 꿈이라면 그저 아담한 집에 빼치카나 화덕 혹은 화목난로를 놓고 불을 쬐어가며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는 것! 오늘 같은 겨울밤에 말입니다. 집과 마누라는 작을수록 좋다고, 주거공간에 절대 욕심을 부리지 않을 것입니다. 그저 너와 내가 불편하지 않을 정도의 공간이면 족합니다. 시골에 큰집을 가지고 있어봤자 나중에 팔리지도 않고 겨울이면 관리비 폭탄을 각오해야 합니다. 세상살이엔 100% 만족이 있을 수 없어 조금은 불편할 정도의 삶이 가장 이상적이라 하더군요.
작년에 화목난로 한 대를 구입해 써보고 정말 괜찮은 난로라는 생각에 올해 다시 한 대를 주문했습니다. 물론 이것은 주위에 난로를 필요로 하는 사람의 원에 의해 제가 소개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난로를 써본 사람들은 사람들이 이 난로에 대해 관심을 갖는 본질을 알 것입니다. 바로 덕산화목난로인데요. 사장님의 말을 빌리면 난로 하나에 무려 9개의 특허가 적용됐다고 합니다. 가장 큰 장점은 역화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처음 불 붙이기가 아주 쉽습니다. 화목의 소비량도 타 난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적습니다. 제가 오늘 난로에 통나무 장작 두 개를 넣어놓고 섬길을 한바퀴 돈 후 한 시간이 지나 확인해보니 그때까지도 불씨가 살아있더군요. 다시 불감을 추가하자 금세 화력이 되살아났습니다. 이처럼 화목의 소비가 현저히 적다는 장점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아래 사진에 등장하는 난로는 며칠 전에 올린 것과는 다른 재고품입니다. 재고라는 표현이 어떨지 모르나 작년에 히트쳤던 난로입니다.
덕산나무난로 : http://www.duksan24.com/
먼 옛날 초등학교 시절의 갈탄난로.
팬티에 똥 묻히고 다니면서 난롯가에 모여 웃음꽃 피우던 시절이었습니다.
명숙이, 하숙이, 재숙이, 금숙이, 용숙이, 우숙이, 현숙이, 점숙이, 영숙이, 은숙이, 효숙이...
금방이라도 환하게 웃음 지으며 나타날 것만 같은 계집애들입니다.
방금 전 거명한 이름은 실제로 제 초등학교 동창생들 이름입니다.
유난히 '숙'으로 끝나는 이름이 많았지요.
1-2반을 합쳐봤자 40명 남짓인 여학생들인데 말입니다.
난로 온기에 책을 읽거나 신문을 읽는 일도 평화로워 보입니다.
바닷가 휴게실에 설치한 덕산화목난로입니다.
작년에 대히트를 쳤던 제품입니다.
현재 바깥 날씨가 영하권을 맴돌고 있습니다.
이 난로는 역화라는 게 없습니다.
휴게소 사장님의 망중한...
개 데리고 지나가던 나그네가 엑스트라로 등장했습니다.
난로 정면에서 찍었습니다.
불꽃이 깨끗합니다.
먼 길을 걸으면서 어둠이 내려
추위를 녹이려고 휴게소에 들어서니
인적은 사라지고 불꺼진 적막 속에 고양이 홀로 외롭습니다.
불을 켜고 통나무에다 도끼질을 하여 화목을 얻습니다.
시골 출신이라 이런 일은 식은 죽 먹기입니다.
톱질은 물론 삽질, 괭이질, 쇠스랑질 모두 자신 있습니다.
훗날 시골에 살게 되면
앞산 뒷산 누비며 온갖 궂은 일을 다하고 다닐 것입니다.
제 진가는 시골에서 발휘됩니다.
시골에 가면 무슨 일이든 하고 싶어집니다.
저런 통나무도 손도끼와 망치를 사용하여 간단히 장작으로 만들어냅니다.
운동이라고 생각하면 힘들지 않아요.
언제 봐도 멋진 불꽃입니다.
이 난로는 열을 위로 날려보내는 타제품과는 달리
측면으로 내뿜어 주위를 온통 훈훈하게 달궈줍니다.
이런 점도 특허에 포함되어 있을줄 믿습니다.
다음에 오면 고구마도 구워 먹으리라 생각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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