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記/이 생각 저 생각

[스크랩] 산방(山房)

펜과잉크 2005. 7. 15. 22:49

며칠만인가? 고향집 울 너머 콩밭에 숨은 산비둘기들을 쫓느라 돌팔매질을 했더니 팔이 뻐근하다. 새들 때문에 콩밭이 야단이다. 한 무더기 내려앉아 있다가 '우' 날아간다.

내일은 인천에서 아들이 온다. 아들이 좋아하는 먹거리를 준비하기 위해 면 소재지에 나왔다. 수박, 옥수수, 생닭, 고등어 생물을 샀다. 지난 겨울 방학 내내 고향에서 함께 한문을 공부했던 친구를 데리고 온단다.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다.

집에서 읽은 김달진 님의 글 중에서 달달 외워 가지고 온 詩 한 편을 소개한다. 다시 산속으로 향한다.




歸路


달은 열하루 밤밤중을 기울고 있었다
우리들의 걷는 길은 익은 보리 향기에 젖고 있었다
나는 어린 소녀의 사랑을 참아 아주 못 잊었다.
멀리 산그늘 버꾸기는 울었다.


* 옮긴이 : 원문에 충실하였음. 마침표와 종행의 '버꾸기' 같은 예...

출처 : 인성헌(吝醒軒)
글쓴이 : 류삿갓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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