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인제군 가리산리...
설악의 협곡에 꼭꼭 숨은 마을이다.
논은 한 평도 없고
밭만 민가를 따라 펼쳐져 있을 뿐이다.
모두 합치면 열 가구나 될까?
밭 가운데 외딴집과
개울 옆 '하얀집'이란 간판 없는 잡화점을 기억한다.
그 집엔 예쁜 아주머니가 계셨다.
계곡에서 군복을 빨다가
전우들과 내려가 라면을 부탁하면 단숨에 끓여주셨다.
3년 전 아들과 찾아갔을 때도 '하얀집' 아주머니는 여전하셨다.
흰머리가 조금 늘었을 뿐...
이번 폭우로
가리산리에서만 다섯 명의 주민이 실종되었다고 한다.
어느 집일까?
한 집 또 한 집,
나는 이십 삼년 전의 기억 속으로 돌아가
어제 일처럼 선명히 각인된 마을 사람들을 그려본다.
부대 앞 다리 건너
우리를 향해 손 흔들던 가리산리 천사들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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