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야영문화는 원시부족의 식단문화와 다름없다. 가족끼리 혹은 무리를 지어 둘러앉아 뭔가 먹기에만 바쁘다. 원시부족이 야생동물을 잡아다가 불에 구워 뜯어먹는 장면이나 오늘날 현대인들이 야영장에서 석쇠 같은 용구에 고기를 구워 먹는 장면이나 다를 게 무엇이란 말인가?
얼마 전, 장흥유원지 야영장으로 텐트를 치러 갔다가 얼굴만 붉히고 돌아왔다. 숲 속의 넓은 야영장을 가득 메운 사람들이 삼삼오오 둘러앉아 어쩌면 그리도 한결같이 고기를 굽고 있는 것인지……. 오직 고기를 구워먹기 위해 모인 사람들 같았다. 주위를 가득 메운 연기와 함께 삼겹살 냄새가 코를 찔렀다.
그늘 밑 텐트 밖 파라솔 의자에 앉아 작은 시집을 펼쳐 든 여인의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울 것인가? 정신 없이 먹기에만 바쁜 한국인들에게 조용히 주문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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