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승진한 직원이 저녁 식사를 사겠다기에 따라갔다. 팀원이었기 때문에 몇 명 안 모인 자리였지만 모처럼 한 자리에 모여 이런저런 얘기들을 나눌 수가 있었다. 그런데 두 시간 넘게 함께 있으면서 승진한 직원의 입에서 장인 장모 얘기가 끊이질 않는 것이었다. 장인 장모 모시고 안면도 무슨 팬션을 가서 2박3일간 놀다 왔느니 장모님 모시고 정동진 선크로우즈호텔에서 가족과 함께 2박3일을 묵었느니 하며 입이 바쁘게 늘어놓는 것이었다. 솔직히 두 시간 동안 함께 있으면서 그의 얘기 중 80%는 처갓집 얘기였다. 자신의 부모님 얘기는 한 마디도 없었다. 나는 그의 부모님이 언제 돌아가셨는지 궁금했다. "부모님은 언제 돌아가셨나요?" 그러자 그가 깜짝 놀라는 투로 "부모님은 시골에 계시지요. 고향에서 농사 짓고 계십니다." 하는 것이었다. 나는 속으로 참 어이없다는 생각을 하면서 무슨 할 얘기가 없어 두 시간 동안 부모님도 아닌 장인 장모 얘기를 그렇게 늘어놓나 싶었다.
남자가 제 부모를 70% 가량 모시고 나머지 30% 가량만 처갓집에 신경 쓰면 되는 일이지, 부모 얘기는 한 마디도 않고 장인 장모 얘기에 그토록 침이 마를까? 팔푼이 같은 작자이다.
여자들도 마찬가지다. 일단 시집을 갔으면 시댁에 70% 충성하고 친정 부모님께 30%만 도리를 갖추면 되는 것이다. 정 안되겠다면 60:40 정도로 하면 어떨까? 친정 부모에 대한 효도는 아들들이 하면 되니까 말이다.
지 부모님 얘기는 않고 장인 장모 얘기에만 침이 마르던 그 '등신' 생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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