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경찰관이 오토바이에 불리하게 적용되는 도로교통법에 항거하기 위해 오토바이 동호회원들과 고속도로를 질주한 일이 뉴스란을 장식하고 있다.
그를 안다. 그는 현직 경찰관들의 직무 교육에 SOFA 부문 강사로 출강하고 있다.
현직 경찰관이 할리 데이비슨 가죽 자켓을 입고 물 빠진 청바지에 할리 데이비슨 가죽 부츠를 신고 터벅터벅 강단에 오를 때 수강생들의 시선이 집중되었음은 말할 나위가 없다.
그는 콧수염도 길렀다. 경찰 상급 부서도 경찰 용모에 콧수염에 대한 규정이 없어 어쩌지 못한다고 한다.
명찰도 떼었다가 감찰 부서의 지시로 다시 부착했다고 들었다. 경찰 명찰의 복제 개편은 90년대 초중반 부조리를 근절시키기 위한 방편으로 실시되었는데 경찰 부조리가 없어진 이상 굳이 명찰을 부착할 이유가 없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명찰 때문에 자식 같은 주취자로부터 호명 당하면서 조롱당하는 건 차치하고, 명찰은 개인정보에 관한 부분이기 때문에 당연히 지킬 권리라고 말하는 사람이다. 틀린 말이 아니다.
그는 용산 미군부대를 관할하는 지구대 경찰관인데 한때는 관할 경찰서 외사계에서 미군 범죄 수사를 전담하는 역할을 맡기도 했다. 영어에도 뛰어나다고 들었다. 그의 강의는 듣는 이의 귀를 잡아끌기에 충분하다.
누가 뭐라해도 자신의 뜻을 꺾지 않고 꿋꿋이 소신을 지켜가는 모습이 돋보인다. 언변 또한 조리있고 논리적이며 베이스 톤으로 거침 없이 내뱉는다.
과연 경찰청에선 그가 동호회 일행 4명과 함께 고속도로를 질주한 행위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징계가 따를 거란 추측이 일지만 개인적으로는 반대의 입장이다.
그런 사람들이 새로운 시대로의 도약을 꿈꾸는 경찰 조직을 다른 각도로 한층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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