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記/이 생각 저 생각

첫사랑의 정신으로

펜과잉크 2007. 11. 13. 21:03

 

 

 

인간의 감정은 유동적이다. 사랑은 감정에서 싹튼다. 고로 사랑은 유동적이다. 이런 등식이 어울릴까? 범주를 벗어난 오답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루더랑 머라이어 캐리가 불렀던 라이오넬리치의 는 '끝없는 사랑'을 갈구하며 'my love, my love. my endless love'를 외치지만, 사랑은 우리가 믿고 의지하는 것만큼 완고하지 못하다. 왜냐하면 그건 어디까지나 감정을 기반으로 생성되기 때문이다.

 

누군가 진정한 사랑을 묻는다면 첫사랑을 꼽을 것이다. 첫사랑이야말로 가장 순수했으며 때묻지 않은 감정이 투명하게 스며 이루어진 결정체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그 시절을 생각하면 숨이 막힐 듯 하다. 내 손에 곱게 접혀 잡혀지던 그녀의 손...

 

우리가 나이를 먹고 희끗한 모발이 되어도 가열하던 첫사랑 앞에선 경건해질 수 있는 마음가짐이었으면 좋겠다. 함부로 멸시하거나 가볍게 취급하지 않는 영혼 말이다. 그리하여 첫사랑이었던 그가 작은 실수를 범해도 이해하고 용서할 수 있는 마음이었으면 한다.

 

훗날,

집을 지으면 문학서적을 꽂아놓을 생각인데 요즘 나오는 신간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그에게 도움을 청해야겠다. 물론 읽은 책이 대부분이지만 책은 재산이나 다름 없다. 일단 약속을 했으면 감정이 식어 한기 흐르는 냉골과 같이 될지라도 약속만큼은 꼭 지켰으면 한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감정의 변화들이 안타깝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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