祝
지난 주말,『제물포수필』지령 제50호 출판기념회 겸 한상렬 회장님 교직 정년퇴임 기념식장에 다녀왔다. 제물포수필문학회 회원들은 물론 한국 문단의 중진 여러분이 오셔서 자리를 빛내주셨다. 엄현옥 선생님이 사회 진행을 맡았다. 개인적으로 오랜만에 김선자 선생님과 이부자 선생님을 뵐 수 있어 의미있는 날이었다. 김선자 선생님이 먼저 알아보시고 다가와 악수를 청하시던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 다만 이부자 선생님은 행사 후 따로 인사드리기로 해놓고 급히 나오느라 끝내 뵙지 못해 일말의 아쉬움이 남는다.
인천문협 회원들도 최제형 이사님을 비롯하여 신미자 부회장님, 윤연옥 선생님 등 여러분을 뵐 수 있었다. 인천문협 회원 유 로 님이 제물포수필문학회 회원이라는 사실을 당일 처음 알았다. 카메라로 열심히 사진을 찍으시어 ‘발이 넓은 분이구나’ 했는데 나중에 동인지를 보니 작품이 실려있는 것이었다.
1996년 1월 7일.
전주 코아호텔에서 대규모 문인 행사가 열렸을 때 인천에서 내려간 일행 중 김선자 선생님이 계셨다. 당일 눈이 얼마나 왔는지 세상이 온통 설원이었다. 코아호텔 행사가 끝나고 숙소 죽림온천까지 가는 동안 문인들의 승용차가 거북이걸음을 면치 못했던 기억이 난다. 현지에서 정주환 교수님과 늦도록 정담을 나누고, 지하의 대형 주점으로 초청됐는데, 인천 문인 나오라기에 불쑥 무대위로 올라가 앵콜까지 세 곡을 부르고 내려왔다. 노래 실력보다는 서른여섯의 젊은 패기를 높이 사는 눈치들이었다.
호남선 열차 안에서 김선자 선생님이 무슨 대화 중 예순을 두 해 남긴 연세라 하신 걸 기억한다. 그렇다면 지금 칠순에 이른 연세 아닌가? 그래서인지 어언 하얀 백발을 이고 계셨다. 과거 제물포수필문학회엔 이충웅 박희선 한석수 안미영 최임순 정재영 조미자 씨 같은 분이 활동했다. 이충웅 선생님은 오래 전 교직을 정년퇴직했으나 아직까지 회원으로 계시는 걸로 안다. 박희선 조미자 선생님은 교장과 교감으로 승진하여 각 부평과 분당에 근무하시고, 최임순 씨 역시 교직원으로 부평의 중학교 재직 중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단편소설)되어 제물포수필문학회를 떠났다. 한석수 씨는 교육부 소속(서기관)이었다. 안미영 씨도 교사였다. 그러고 보니 교직 계통에 종사하는 분들이 수필 문단을 장악했던 것 같다. 요즘은 회원 분포도가 다양한 걸로 알고 있다.
오랜만에 수필분과 회원들을 뵐 수 있어 좋았다. 봉투 서식을 기재함에 있어 한상렬 회장님 정년퇴임과 동인지 발간 중 어느 쪽에 초점을 맞출까 하다가 그냥 만년필 글씨로 ‘祝’ 하나만 표기하고 말았는데 내 뜻은 이쪽저쪽을 망라하여 다 축하한다는 뜻이었다. 한상렬 회장님과 제물포수필문학회 회원님들의 앞날에 행복과 행운이 가득하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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