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예총 회장 선거와 관련 -
며칠 전 이사회.
금년도 휴식회원으로 총 아홉분이 대상자로 올랐더군요. 연회비 5만원씩 3년을 미납한 회원들이었습니다. 근데 랑승만 선생님은 안 계시더군요. 저는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기니피그 수호천사 맹명희 선생님 손길이 필요한 분들이 따로 있구나하고 말입니다. 세상에 랑승만 선생님보다 어렵고 힘든 분들이 계시더라 이겁니다. 연회비 5만원을 3년간 못내고 휴식회원으로 정리되니 얼마나 비참한 노릇입니까? 물론 탈퇴할 의도로 일부러 내지 않은 회원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런 예는 어디까지나 소수에 지나지 않으리라 믿습니다.
회비 납부는 회원의 도리이자 의무입니다. 회칙에 있으니 반드시 지켜야지요. 인천문협 회원은 연회비 5만원을 필히 납부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걸 안 내요. 연회비 5만원을 납부할 마음이 없다는 것은 회원으로서의 소속감 내지 책임감이 결여됐다는 뜻입니다. 핑계나 변명은 하지 마세요. 인천문협 회원으로 문학활동에 동참하고 싶은 분이라면 밀린 회비 15만원을 완납하시고 장부를 정리하십시오. 그게 뭡니까? 앗싸리 처음부터 탈퇴하겠다고 했으면 대상자 명단에도 오르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 즉시 정리됐을테니까요. 똥 싸고 밑 안닦은 놈처럼 엉거주춤 있다가 직면하는 꼴 아닌가요?
개인적으로 접촉하고 싶지 않은 사람 중에 인터넷 까페 운영자 어쩌고 하면서 폼잡는 사람이 있습니다. 인터넷 까페를 운영한답시고 마치 출중한 능력과 탁월한 지혜를 갖춘 양 뻐기는 사람 말입니다. 인터넷 까페는 해당 웹사이트에 가입한 자라면 누구든 개설할 수 있습니다. 방구석에 틀박혀 키보드나 두들기며 혼자 훌륭하다고... 사실 대화의 끈을 사이버 위주로 몰고가는 사람은 사회적인 취향과 동떨어진 의식의 소유자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보편적이고 합리적인 대화가 어렵습니다. 그 사람의 화두는 사이버로 시작해서 사이버로 끝납니다.
사이버 예절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인터넷이 실생활의 일부로 정착한 마당에 이 부분의 중요성도 크다고 봅니다. 흔히 문자를 씹는다 하는데요, 댓글을 씹는 사람이 있습니다. 글만 올릴 줄 알았지, 댓글에 대한 답례가 없습니다. 댓글에 대한 인사글을 남기는 게 위신 실추나 품위 손상쯤으로 착각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더군요. 그런데 말입니다. 우리가 현실계에서 마주오는 사람한테 인사한다고 가정할 때, 인사 받은 사람이 내 인사를 무시하고 그냥 지나친다면 어떨까요? 세 번쯤 반복되면 기분이 더럽게 나빠집니다. 그때부턴 인사하기가 싫지요. 사이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댓글 씹는 분들은 참조하세요.
옛날에 방학동안 신촌서 웨이터로 일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올간마스타 김천규 씨를 알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안 건 아니고요, 웨이터로 한 달 간 일하기로하고 들어간 업소에서 김천규 씨가 올간을 치더군요. 그래서 안 거죠. 김천규 씨는 주현미 씨랑 음반을 낸 올간마스타 김진규 씨 동생분입니다. 두 분이 올간을 아주 잘 쳤습니다. 저는 술집에서 20만원 받기로 하고 웨이터로 일하면서 별의별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그 중 우스꽝스런 장면이 박사들에 관한 에피소드입니다.
사회적으로 박사라 하면 꽤 출세한 위인으로 알아주는 시대였나 봅니다. 무대에서 전자올간에 맞춰 노래하던 놈이 객석에 앉은 놈을 부르면서 마이크에다 '어이, 김 박사. 다음엔 자네 차례야' 합니다. 모두 들으라 이거죠. 김 박사란 놈이 나와 뱃때기 부풀리고 한 곡 뽑고는 다음 일행을 부르면서 또 마이크에다 '야, 한 박사. 준비됐지?'하면서 인계를 합니다. 그 술집엔 만날 박사 놈들만 출입하더군요. 처음엔 그렇게 알았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신촌시장 쌀가게 주인도 박사 행세를 하더군요. 한마디로 길에서 노는 개새끼도 박사 행세를 하던 시절이었습니다. 박사가 의젓한 폼으로 술집 입구에 들어서 홀을 둘러볼 때의 자세는 가관도 아닙니다. '여봐라! 내가 보이냐? 내 마빡의 기름기가 보이냐?'는 식입니다. 그런 놈들이 술에 취해 나갈 땐 세상에 그런 거지도 없을 것입니다. 옷매무새는 흐트러지고 다리도 풀려서 불알 빠뜨리기 딱 좋을 상황이 됩니다. 박사는 오간데 없어요. 세상이 그렇습니다.
흔히 오십보백보라고 합니다. 거기서 거기라는 거죠. 하지만 오십보에서 백보는 수치적으로 분명히 오십보 차이가 납니다. 비슷한 거리에 있지만 거리는 명확히 존재합니다. 오십보 떨어져서 헤매는 분들은 분발하십시오.
마지막으로 분위기 파악이 더딘 분들은 주위를 한 번 둘러 보세요. 모두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보시란 말입니다. 다들 어디로 가고 있지요? 그렇습니다. 이럴 땐 함께 보폭을 맞추는 자세도 중요합니다. 다만 매사 정도가 지켜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난파선의 총잡이처럼 떠들어대는 건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조용히 각자의 위치에서 본분과 소임을 갖추면 되는 것입니다. 아무튼 혼자 춘풍삼월 읊조리지 마세요. 거사를 논하고 있다 이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