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변해 사람도 변했다. 길거리에서 연인끼리 애정의 몸짓을 주고받는 장면을 흔히 본다. 가끔은 낯 뜨거운 장면도 포착된다. 하필 횡단보도에서 신호 기다리며 저희끼리 은밀한 곳을 만지거나 입술 포개는 행위는 뭔가. 좀 봐달라는 거야? 벌건 대낮 노변에서 젊은 것들이 밑살 부위를 맞대고 별 오도깨비 같은 시늉을 다 한다. 대중 시선 받는 게 가문의 영광인가 보다. 대체 부끄럼을 모른다. 그런 애들의 섣부른 몸짓을 보느니 집에서 문 잠그고 포르노 보는 게 훨씬 유익하다. 포르노는 그야말로 다 보여주지 않는가. 꼬시고 벗고 핥고 빨고 쑤시고 배설한다. 마지막 극적인 순간엔 얼굴에다... 그야말로 인간이 짐승보다 적나라할 수 있다는 기술적인 부분을 최대한 부각시켜 직접 실습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얼마나 실감있나! 고감도 명작에 길들여져 예민한 감수성을 지닌 사람 앞에 고작 횡단보도 신호등 앞에서 씻지도 않고 주둥이 대면서 연출하냐? 에라이, 자식들아. 꼬라지 자체가 수치스러운 줄 알아라.
법령을 일부 개정하여 이를테면 조망권 관련 조항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 함부로 타인의 전망을 해하여 감정을 훼손하는 자를 처벌하는 것이다. 민들레 꽃밭에 쪼그려 앉은 아낙네 불러 노상방뇨 어쩌고 시비 걸지 말고 좀 현실적으로 개선하자 이거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 세금 내고 살면서 조망권을 침해하는 것들을 처벌하거나 대가를 요구할 수 있는 법이 신설되길 바란다. 그러지 않는 한 인간이 개처럼 길거리 아무 데서나 엎드리고 올라탈지도 모를 이 과대망상을 잠재울 수가 없다.
* 註 : 경범죄처벌법 제1조 24호는 불안감 조성에 대해, 동조 41호는 과다노출에 대해 규정하고 있으나 낯 뜨거운 행위는 불안감 조성이나 과다노출로 규정하기가 애매하므로 이 부분의 신설이 요구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