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記/이 생각 저 생각

[스크랩] 인천문협 2010 대이작도 워크숍 후기(3)

펜과잉크 2010. 6. 9. 00:18

 

 

 

 

여담이지만 나 자신의 정확한 주량을 모르겠다. 소주 2홉짜리 반병이면 최상의 기분이 되는데 연중 두 세번은 양을 가늠하기조차 힘들 정도로 마신다. 소주부터 맥주, 양주... 주종과 질을 따지지 않는다. 사실 좀 미련한 짓이다. 

 

이작도에서도 그렇다. 아주 많은 양의 술을 마셨다. 새벽에 눈을 뜨니 팬션 마당 파라솔 의자에 혼자 잠들어 있지 않은가? 회장님 주무시는 문이 잠겨있어 차에서 잘까 호주머니를 뒤지니 차량 키이가 없어졌다. 마당을 서성이던 나는 끝내 방문을 노크하여 들어가 잠을 청했다. 아침에 일어나니 내가 간밤에 코를 골더라고... 생전 처음 들었다. 차량 키이는 신미자 선생님이 마당에서 주웠노라며 전해주셔서 받았다.

 

아침 일곱시 삼십분에 일어나 곧장 산으로 향했다. 이정길 최일화 선생님도 함께 나섰다. 간밤의 음주로 몸이 무거웠지만 정상까지 오르면 술기운이 가실 것도 같았다. 깨끗한 섬 공기로 속을 싹 비우면...

 

아침 일찍 산의 정상에서 바라본 선갑도 모습이다. 저 섬이 무인도라니... 내가 서있는 산은 유채꽃밭 뒤편으로 올려다 보이던 그 산이다. 이름은 모르겠다. 메모한다는 걸 잊었다. 인터넷으로는 검색하기 싫다.

 

 

 

 

아침 식사는 카레 비빔밤. 맛있었음. 한 그릇 뚝딱! 간밤에 폭음했거니 끼니를 거를 순 없다. 오전 10시부터 팬션 너머 해변에서 이승하 선생님의 강연이 예정되어 모두 이동.

 

 

자료집

 

 

 

 

 

 

 

 

 

 

 

해변에서 돌아온 후 오명선 선생님이 프로필 사진을 찍어달라는 부탁을 하셨다. 어려울 게 없다. 팬션 아래 유채꽃밭으로 이동하여 몇 컷... 포즈를 참 잘 잡는 분이다. 자연스러운 것 같지만 다분히 의도적인 포즈다. 좋다!

 

 

 

 

 소설가 윤후명 선생님

 

 

 

 

 

 

  

 

팬션 마당 원두막에서 하모니카를 부시는 최제형 이사님. 하모니카 부시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하모니카 소리를 들으며 감자꽃 구경을 하시는 김진초 선생님... 

 

 

 

 거름을 주셨군요. (김진초 선생님 사진)

 

 

 

 

 

 

 

6월 5일. 오후 3시!

대이작도를 출발할 시간이 되었다. 저만치 덕적도를 돌아오는 대부해운(주) 소속 카페리5호가 보인다. 차량 운전석에 앉아 다가오는 배를 보자니 갑자기 슬퍼지는 것이었다. 섬을 떠나기 싫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다들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회원들은 오후 4시20분 쾌속선을 탈 것이다. 쾌속선은 여객 전용으로 차량을 탑재할 수 없다. 그래서 나 혼자 출발하는 것이다.

 

 

 

 

섬을 떠나면서 나는 객실에 있지 않고 줄곧 갑판 위에 서 있었다.  저기 산의 가운데 움푹 내려앉은 지형이 우리가 묵은 팬션이 있는 곳이다. 마을이 숲에 가려져 보이지 않지만 간밤에 난 술에 취해 저 해변까지 나왔었다. 언제 다시 갈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자니 잠시도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멀어진다.

 

 

 

 

 

 

섬은...

 

 

 

 

 

자꾸 멀어진다.

 

 

 

 

 

 

한 시도 눈을 뗄 수가 없다.

 

 

 

 

 

 

희미해지는 섬...

이제 이작도는 하나의 완전한 섬이 되었다.

 

 

 

 

 

아, 이작도여!

 

 

 

 

 

 

 

 

 

 

 

 

 

--- 끝

 

 

 

 

 

출처 : 인천문인협회
글쓴이 : 류종호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