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記/이 생각 저 생각

스마트폰 사용기

펜과잉크 2012. 9. 23. 01:36

 

 

 

 

 

 

 

 

 

 

  그저께 밤,

  퇴근을 하고 연습실에서 열심히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던 차에 휴대폰이 울렸다.

  고향의 2년 선배 누님이었다. 

  아주 오랜만에 뭘 묻겠다고,

  제3자를 통해 내 휴대폰 번호를 전해들은 모양이었다.

  당시 나는 녹음실에서 헤드폰을 쓰고 있어 통화가 자연스럽지 못한 상황이었다.

  그래 통화가 힘들다고 했더니 '응' 대답해놓고 추석 때 고향에 가느냐고 묻는다.

  못간다고 하자 자신은 시댁의 차례를 끝내자마자 고향 친정으로 달려갈 거란다.

  선배의 수식이 늘어지기 시작했다.

  '내가 고향에 가면 내 동생들도 올 거여. 내 동생들 아이들까지 오면 일개 소대쯤 될 거여. 내가 고향에 가면 내 동생들도 자동으로 내려오거든...'

  그런 식으로 장황해지는 것이었다.

  나는 급한 일이 있다고 둘러대고 전화를 끊었다. 전화를 끊으면서 나도 모르게 욕을 한 모양이었다.

  어젯밤에 그 선배 전화가 다시 와서 받았더니

  '간밤에 후배가 전화를 끊으면서 '에이, 씨팔~'하는 소리 다 들었구만.'

  그러는 것이었다.

  나는 무조건 미안하다고 했다.

  전화를 끊을 때에도 확실히 끊는 게 신상에 유익할 거란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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