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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詩
류 종 호
다 안다
금강의 숨가지들아
너희들 삼월이 와도
움트길 주저하는 그 망설임의 이유
알만큼 안다
긴 긴 겨우내 그들먹하니
따뜻한 피 구해왔으나
볕살 얼큰한 삼월에도
그늘 깊은 언저리는 쑥대만 같아
휘황한 불빛 아래 비틀거리는
그런 꽃가지 볼품이 싫은
너희들 여린 숨이 쟁쟁하구나
세상 많은 꽃들이
제 낯짝에 취해 허접을 떨다
허여멀건한 꿈에 주저앉더라만
금강의 가파른 봄 숨가지들아
속절없는 망설임으로 터져나는 삼월
너희들 만발할 날의 산비알을 위해
동산에 뜨는 해가 저리 붉구나.
* 1993년 제1시집 <감꽃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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