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記/Pen 혹은 文學

3월의 詩

펜과잉크 2013. 4. 13. 00:24

 

 

 

인터넷에서 옮겨옴.

 

 

 

 

    3월의 詩

                                          류 종 호

 

   다 안다

   금강의 숨가지들아

   너희들 삼월이 와도

   움트길 주저하는 그 망설임의 이유

   알만큼 안다

   긴 긴 겨우내 그들먹하니

   따뜻한 피 구해왔으나

   볕살 얼큰한 삼월에도

   그늘 깊은 언저리는 쑥대만 같아

   휘황한 불빛 아래 비틀거리는

   그런 꽃가지 볼품이 싫은

   너희들 여린 숨이 쟁쟁하구나

   세상 많은 꽃들이

   제 낯짝에 취해 허접을 떨다

   허여멀건한 꿈에 주저앉더라만

   금강의 가파른 봄 숨가지들아

   속절없는 망설임으로 터져나는 삼월

   너희들 만발할 날의 산비알을 위해

   동산에 뜨는 해가 저리 붉구나.

 

 

                         * 1993년 제1시집 <감꽃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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