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학교라는 교육적 특성을 아주 잘 나타내고 있다. 도서관이 24시간
개방되는데 아까 잠깐 들러보니 학생들로 꽉 찼다. 평가시험을 보는 것도 아닌데 다들 독서에 정신이 없다. 어깨 너머로 훔쳐보니 거반 법(法)
관련 서적들이다.
개인적으로 형법(刑法)의 경우 각론(各論)보다 총론(總論)이 훨씬 힘든 것 같다. 각론은 일선 업무에서
범죄수사학 등을 통해 수시로 경험하지만 총론은 그 기초부터가 다르다. 특히 철학자들의 법 이론이나 사상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칸트가
어쩌고, 하이데거가 어쩌고...
도서관을 나오면서 잠시 언젠가 읽은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에 대한 생각을
떠올렸다. 생쥐 두 마리, 스니프와 스커리... 그리고 꼬마 인간 햄과 허...
창고에 치즈가 가득하다. 생전 없어지지 않을 것
같은 치즈가 어느날 동이 나고 만다. 스니프와 스커리는 새로운 치즈를 찾아 떠난다. 그러나 햄과 허는 치즈에 대한 과거의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치즈는 식량이지만 '조건'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다.
"언젠가 다시 이 창고에 치즈가 가득 쌓이겠지?"
이
책을 단순히 우화로 볼 것인가? 그렇지 않다. 변화하는 시대에 대응하지 못하는 인간의 무지에 대해 생각해볼 가치를 책은 던져주고 있다.
독서의 계절을 맞아 아이들의 교육용 도서로도 권장할만 하다. '변화'라는 화두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대한 해법을 찾는데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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