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꿈은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 그뿐이다. 고향은 떠나올 때보다 돌아갈 때가
더 힘든 것 같다. 떠나올 땐 단촐한 몸가짐만으로 가능하지만 돌아가는 길은 왜 이리 걸리는 것들이 많은가?
지난 주말 고향에
내려가 조상님들 산소 성묘를 다녔다. 올해부터 제사를 인천 계산동 사는 사촌 아우가 모셔와 '명절=귀향'이란 말이 어렵게 되었다. 그래 미리
성묘치레를 하게 된 것이다.
고향 가는 길은 언제나 각별한 설레임이 동반한다. 창 밖의 하늘과 구름, 녹음을 거느린 숲, 풍요로운
들녘과 한가로운 농부들을 내다볼 때마다 여간 흐뭇한 게 아니다.
매 귀향길마다 느끼는 점은 시시각각 변모 하는 시골 풍경들이다.
시골의 도시화 현상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충청 내륙에서 오지로 분류되던 광천-청양간, 예산-청양간, 아산과 유구를 지나 정산과 은산으로
이어지는 지방도로 주변 가옥 형태는 도시 구조의 현대식 주거 양식으로 빠르게 변신하고 있다. 오늘날 위 지역을 지나면서 보게되는 바깥 풍경의
30% 가량은 이른바 '전원주택'이란 최신식 가옥 형태를 띠고 있다.
위와 같은 변신은 경제 발전의 산물이기도 하겠지만 자재의
개량화와 건축양식의 다양화가 몰고온 변혁의 결과이기도 하다. 실제로 시골의 주택은 벽돌에 의존하던 조적식에서 콘크리트나 기타 자재의 조립식으로
보편화되고 있다. 이러한 건축술은 조적 공법보다 빠르고 간편하면서도 체계적이며 정교하다는 특성을 들 수 있겠다. 뿐만 아니라 외관 형태가
천태만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지방별로 'ㄱ'자(字)니 'ㄷ'자(字)니 했던 과거의 고정관념을 완전히 깨버리는 것이다.
고향을
오가면서 거듭 다지는 각오는 '하루 빨리 돌아가자' 이다. 흰눈 쌓인 겨울의 어느날, 거피 향내 맡으며 듣는 전원의 음악은 얼마나
아름다울 것인가! 간벌한 숲의 낭창한 가지에서 쏟아지는 한 무더기 눈사태를 바라보면서... 그날의 삶을 희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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