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記/이 생각 저 생각

야전잠바(Filed Jacket)의 힘

펜과잉크 2005. 12. 21. 20:54

 

내가 입는 코트나 자켓은 거의 군용물이다. 개인적으로 군용물 마니아이기도 하다. 인터넷을 서핑하여 쉽게 구할 수 없는 물건들을 클릭하는가 하면 용산의 qmd 매장과 신촌 이대 입구의 goldrushkorea 매장을 뒤져 오리지날 제품을 찾아내기도 한다. 동인천역 뒷편의 중앙시장(일명 양키시장)의 '영일사' 사장에게 부탁하여 구입할 때도 있다. 미군 카키색 레인코트를 찾기 위해 평택의 미군부대까지 다녀온 적도 있다. 서해안고속도로 평택 톨게이트에서 빠져 미군부대까지 펼쳐지는 강변로가 환상적이었던 기억이 난다.

 

1940년대 혹은 50년대를 거쳐 60-70년대에 이르는 진품 자켓이나 코트의 바느질 상태를 보면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된다. 최근의 의류는 유행만 좆아 방수제품이라 해도 바느질 틈새로 습기가 침투하지만 50-70년대의 수제품 야전 의류는 천의 질(質)부터 견고한 짜임새로 이어진다. 바느질 부분을 보면 실밥 하나 흐트러짐이 없다.

 

군용 파카나 코트는 '깔깔이'라 불리는 내피까지 세팅되어 있어야만 진가를 인정한다. 생소한 사람들은 '뭐 그리 대단한 일인가?'라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마니아 세계에선 전혀 다른 차원으로 인식된다. 신촌의 goldrushkorea에선 us navy rain coat 진품의 경우 구제품에 한하여 12만원 가량 요구한다. 단조로우면서도 굵고 강직한 디자인이 포인트다. 신촌 바닥의 패턴과 풍조를 감안할 때 결코 비싼 가격이 아니다. 신촌 기차역전 파출소 옆 골목 의류시장통 중앙에 있다.

해당 제품 보기 http://www.goldrushkorea.com/FrontStore/iGoodsView.phtml?iCategoryId=7&iGoodsId=0007_00013

 

용산의 qmd 매장은 http://qmd.co.kr을 누르면 연결된다. u.s goretex jacket-original 제품이 눈길을 끈다. 그곳 사장이 군사물 계통의 마니아로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이다. 세계적인 군복과 소모품에 대하여 박식한 안목을 가지고 있다.

 

오늘 같이 추운 날, 색바랜 야전잠바나 카키색 코트를 입고 외출을 해보라! 동장군이 무섭지 않다. 카키색 군용 필드자켓은 묘한 향수를 자극하며 보는 눈길을 잡아 끄는 매력도 있다. 방한, 방풍, 방습 등 전반적으로 야전성을 고려하여 고안된 제품들이기에 금새 익숙해진다. 환상적인 옷들이다.

 

아래 사진은 한국 동란에서 베트남전까지 사용된 M1951 필드자켓의 실물이다. 중기 타입으로 스몰 레귤러 제품이니 우리 체형으로 100(L) 사이즈쯤 되겠다. 자켓인 점을 고려하여 105(XL) 사이즈 체형엔 타이트할 듯... 관심있는 분을 위하여 한 컷 올린다.


   M1951 Field Jacket Original Small Regular S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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